WAR 톱10위 안에 이용찬이 유일
10위권 밖 최원태, 부상 극복 과제
언더핸드 박종훈, 제구력 다듬어야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해 있는 류현진(LA 다저스)을 비롯해 김광현(SK), 양현종(KIA)은 2000년대 말부터 줄줄이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었다. 이들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프리미어12 등 주요 국제대회 때마다 대표팀 에이스로 중요한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문제는 오른손 투수,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우완 선발 투수의 존재감이 떨어진다. 한때 윤석민(KIA)이 대표팀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오른손 에이스 역할을 했지만 부상과 부진이 이어져 전성기 때 기량을 잃었다. 이대은(KT)이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하기 전 2015 프리미어12, 2017 WBC 대표팀에 차출된 것도 오른손 에이스 품귀 현상 탓이었다.
KBO리그에서도 경쟁력 있는 토종 오른손 투수를 찾기가 어렵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투수들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상위 10위 안에 국내 투수는 단 3명뿐이었다. 이 중 4위 김광현, 5위 양현종을 제외하고 이용찬(두산)만이 국내 오른손 투수로는 유일하게 9위에 이름을 올렸다.
10위권 밖에서는 최원태(히어로즈)가 12위, 자유계약선수(FA) 협상 중인 노경은(롯데)이 13위에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오른손 투수이면서 언더핸드로도 분류되는 박종훈(SK)이 14위였고, 구원투수 중에 가장 WAR이 높았던 최충연(삼성)이 15위로 뒤를 이었다.
오른손 선발들의 이름값은 김광현·양현종 및 지난해 활약이 아쉬웠던 차우찬(LG), 장원준(두산) 등 왼손 투수들에 비해 대체로 떨어진다.
그러나 신예 우완 투수 중 누군가가 에이스급의 반열에 오르지 않는다면, 지난해 WAR 톱15에 있는 오른손 투수들이 올해 프리미어12, 내년 도쿄 올림픽에 대표팀 주축으로 출전할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 오른손 투수 5명 중 노경은을 뺀 나머지 4명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엔트리에도 승선한 바 있다.
이들 각각이 극복해야 할 장애물 또한 뚜렷하다. 가장 미래가 촉망되는 오른손 투수 최원태는 부상을 털어내는 게 과제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도중 팔꿈치 부상이 도져 시즌을 조기 마감했는데, 그전에도 어깨와 옆구리를 다친 전력이 있어 불안감을 안고 있다.
또 다른 젊은 투수 최충연은 올해 예정된 선발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나마 이용찬이 지난해 15승(3패)을 따내며 안정적인 선발로 자리매김했지만 여름철에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기에 그 또한 스태미나를 강화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박종훈은 국내 무대에서도 아직 정상급이라 보기 어려운 제구력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 선수생활 막바지에 다시 한번 불꽃을 태운 노경은은 올 시즌에도 괜찮은 우완 선발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직 답보상태인 FA 협상을 되도록 일찍 끝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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