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매 시즌 개막 전 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거물급 선수들의 이동과 명예의 전당 헌액 투표 결과다. 올해도 ‘사상 첫 만장일치 입성’을 비롯한 몇 가지 관심을 끄는 요소들이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사상 최고의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의 만장일치 헌액 여부다. 아직까지는 순조로워 보인다.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헌액 투표 결과 중 일부를 취합해 전하는 라이언 티보도는 3일 현재 자신이 취합한 투표인단 147명이 모두 리베라의 명예의 전당 헌액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현재 티보도가 취합한 투표수는 전체 투표인단의 35.7% 수준이다.
지금까지 명예의 전당에 만장일치로 헌액된 선수는 없었다. 2016년 켄 그리피 주니어의 득표율 99.3%가 가장 만장일치에 가까운 수치였다. 리베라는 역대 최다인 통산 652세이브라는 개인적인 금자탑도 세운데다 양키스에게 5번 월드리시즈 우승을 안긴 공로까지 인정받고 있다. 2001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애리조나에 패권을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당시 패배는 리베라가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8승·42세이브를 거두는 동안 기록한 유일한 패전이다.
때문에 75%의 찬성표를 얻으면 가능한 헌액은 따 놓은 당상처럼 여겨지고 있다. ‘첫 만장일치 헌액’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다만 한 사람이라도 리베라 헌액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으면 만장일치가 성립하지 않는만큼 오는 23일 최종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올해가 끝나면 명예의 전당 헌액 투표 명단에서 제외되는 ‘10수생’ 에드가 마르티네스의 헌액 여부도 관삼거리다. 명예의 전당 헌액 후보자는 득표율이 5% 이상, 75% 미만을 기록하면 다음해 투표에 후보로 오르게 된다. 다만 후보 자격은 최대 10차례까지 주어진다. 마르티네스는 올해 투표에서 득표율 75%를 넘지 못하면 투표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수 없다.
마르티네스는 18년을 시애틀에서만 뛰며 통산 타율 3할1푼2리, 309홈런, 1261타점을 기록했다. 그리피와 스즈키 이치로,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 시애틀에서 큰 임팩트를 남긴 선수들은 여럿 있었지만 마르티네스는 시애틀 원 클럽맨으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점 때문에 번번이 명예의 전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지난해에는 탈락자 중 가장 높은 70.4%의 득표율로 고배를 마셨다.
티보도가 취합한 투표에서 마르티네스는 90.5%의 찬성표를 받았다. 리베라와 로이 할러데이(94.6%) 다음으로 많은 수치라 마지막 기회에서의 입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밖에 올해 6번째로 후보에 오른 마이크 무시나도 입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도 후보에 오른 금지약물 복용 혐의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찬성표를 받을지도 관심사다. 배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는 올해 7번째로 후보자 자격을 얻었는데, 티보도가 취합한 투표인단에서 각각 74.1%와 74.8%의 찬성표를 얻었다. 이들의 명예의 전당 헌액 여부가 매년 논란이 되는 와중에도, 이들의 득표율은 매년 올랐다. 지난해 투표에서는 본즈가 56.4%, 클레멘스가 57.3%를 각각 얻었다. 2년차 때인 2014년의 35%대의 득표율에 비해 적잖이 올랐다.
물론 실제 득표율은 티보도가 취합한 득표율보다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었다. 본즈와 클레멘스의 득표율이 올해 당장 75%에 다다른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전년에 비해 얼마나 득표율이 올랐는지를 본다면 약물 복용 선수들에 대한 미국 기자단의 평가를 짐작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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