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용택(40)이 구단과 2년 간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선수 박용택을 앞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 딱 두 시즌 남았다는 게 공식화됐다는 것이기도 하다.
박용택은 FA 협상 초반부터 자신의 계약기간을 2년으로 못박았다고 공언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꿈꾸면서 “2020시즌 최우수선수(MVP),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다시 기량이 정점에 올라도 시즌 후 은퇴를 선택하겠다”고 수차례 입장을 밝혔다.
현역 생활이 ‘시한부’가 된 선수의 스토리는 더욱 애틋해진다. 최근 여러 베테랑 선수들이 조용히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상황에서 이승엽과 이호준 정도가 은퇴 시기를 사전에 확정해 공표하고 시즌을 치르며 팬들의 성원 속에 마지막을 보냈다. 박용택이 올 시즌과 내년 시즌 그라운드 안팎에서 써낼 이야기도 특별하다.
2002년 LG에 입단한 박용택은 지난해까지 17시즌을 프로에서 보내는 동안 딱 한 번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공교롭게도 입단 첫 해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뒤 16년 동안 한국시리즈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오래도록 포스트시즌 무대도 밟지 못하다 2013년 LG가 11년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 그가 공개석상에서 흘린 눈물은 화제가 됐다. 팀을 둘러싼 상황이 녹록치는 않지만, 박용택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박용택이 통산 개인 기록 행진을 어디까지 이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박용택은 지난해 양준혁(통산 2318안타)을 넘어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가 됐다. 2012년 이후 매년 120경기 이상 출전하며 150개의 안타를 쳤던 추세가 올해도 이어지면 박용택은 한국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통산 2500안타 고지에 오르게 된다. 남은 2년 동안 ‘3000안타’ 기록까지 세우는 것은 어려워보이지만 치기만 하면 기록이 되는 박용택의 안타 숫자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를 지켜보는 것 자체가 이야깃거리다. 이미 경신한 최다안타 외에도 양준혁이 보유한 통산 최다 타석(8807타석), 이승엽의 통산 최다 득점(1355점)도 지난해까지 통산 8687타석·1218득점을 기록한 박용택이 2년 내 넘어설 수 있다.
올해 당장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은퇴가 임박하게 될 내년에 박용택이 어떤 ‘은퇴 선물’을 받을 수 있을지도 궁금증해진다. LG는 박용택과 FA 계약을 발표하면서 그가 2020시즌 전후 어떤 대우를 받게 될지는 소상히 밝히지 않았다. 한국 무대에서 이승엽이 은퇴 시즌 전구단을 돌면서 치른 ‘은퇴 투어’급의 선물을 박용택도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LG는 박용택의 은퇴 시즌과 그 이후 행보에도 섭섭지 않게 도움을 주겠다는 약속을 해두었다. 그 ‘도움’은 올 시즌이 끝난 뒤에 조금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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