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LA 다저스)과 김광현(31·SK)은 한국을 대표하는 두 좌완투수이자 한 살 터울로 데뷔 초기부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류현진은 한화 소속으로 2006년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했고, 김광현은 데뷔 시즌인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7.1이닝 9탈삼진 무실점 쾌투한 뒤 이듬해 16승(4패), 평균자책점 2.39로 대각성했다. 류현진과 김광현의 선발 맞대결은 성사 여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류현진의 미국 진출 이후에는 김광현의 해외 진출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올해는 1년 텀을 두고 나란히 ‘최고의 신인’으로 등장했던 두 타자가 본격적으로 라이벌 구도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17년 신인왕을 차지한 이정후(21·키움)와 지난해 신인왕 강백호(20·KT)가 프로 적응기를 마치고 자신의 기량을 더 펼쳐 보이려하고 있다.
이정후와 강백호는 프로 데뷔 전부터 가장 주목받는 신인이었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스타의 아들’(이정후)이라는 점과 ‘만화주인공의 닮은 이름’ ‘고등학교 때의 투타 겸업’(강백호) 등 이야깃거리가 많았다. 막상 뚜껑이 열리면 기대만큼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신인들이 여럿 않았지만 이정후와 강백호는 나란히 신인왕을 수상하면서 그 우려를 날려버렸다.
‘신인 치고 빼어난 실력’ 정도를 보인게 아니다. 이정후는 데뷔 첫 해 전경기를 소화하면서 3할2푼4리의 높은 타율로 최다안타 3위(179개)에 올랐고 지난해 부상으로 109경기 출전하는 데 그친 동안에도 타율 3위(0.355)로 시즌을 마쳤다.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을 다시 쓰고 신인 시즌 최다 홈런(30홈런)에도 도전한 강백호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았다. 강백호가 올 시즌 연봉으로 1억2000만원을 받게 되면서 이정후가 세웠던 2년차 최고 연봉 기록(1억1000만원)도 갈아치웠다.
둘은 ‘프로에서 통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잠재웠다. 이제는 더 발전한 모습으로 프로에서 자신의 이름을 떨칠 차례가 됐다. 둘은 우투좌타의 주전 외야수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이정후는 타석에서의 정교함과 빠른 발이, 강백호는 파워가 돋보인다. 외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정후와 달리 강백호는 지난해를 ‘외야수 수업의 해’로 보냈고 올 시즌은 좌익수가 아닌 우익수로 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파워를, 강백호는 상황에 맞게 타격하는 능력 등 각자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키우고 싶어한다.
둘이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면 야구팬들이 즐길 이야깃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국 야구의 경쟁력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 이정후는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이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로 뛰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아직 성인 대표팀에 뽑힌 적이 없는 강백호도 올해 활약에 따라 태극마크를 달고 오는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와 내년도 도쿄올림픽 무대를 노려볼 수 있다. 두 선수가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외야를 함께 지키는 장면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김광현과 류현진도 국내 무대에서 서로를 라이벌로 삼은 가운데서도 베이징 올림픽에 함께 출전해 한국 야구의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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