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가 있는 인천을 찾았다. 전날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이튿날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라는 이름의 민생행보를 재개했다. 이 대표는 검찰 수사를 “폭력적인 왜곡 조작 시도”라며 “정권의 폭정과 무도함에 국민과 함께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민생을 위한 경청투어라는 이름과 달리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 비판과 지지층 대상 여론전에 치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인천 남동구 민주당 인천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출 부진,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의 이슈를 언급하며 “정부가 포기하다시피 한 민생위기 극복에 전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무역적자 수출상황 점검 현장 간담회’를 열고 수출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경제 위기의 원인은 미중 갈등, 산업경제의 대대적 개편 등일 것”이라며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이나 탄소중립 경제와 같은 미래 산업의 대전환을 준비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남동구 모래내시장에서 소상공인·시민들과 만났다. 자신의 지역구인 계양구로 이동해 ‘찾아가는 국민보고회’도 열었다. 그는 “산업사회, 복지사회를 넘어 주거, 소득, 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국민의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기본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국가가 대대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생행보를 이어갔지만 주요 메시지는 결국 검찰 수사 비판이었다. 이 대표는 최고위에서 전날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받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에 대해 “주권자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둔갑시키는 검찰 정권의 폭력적인 왜곡 조작 시도”라고 말했다. 또 “당당하고 의연하게 저들의 야당 파괴, 민주주의 파괴 시도를 분쇄하겠다”며 “검찰이 어떤 모략과 날조를 해도 국민과 역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모래내시장에서 “사적 복수에 공적 권한을 사용하면, 이게 도둑이지 공무원이냐”며 “없는 사건을 만들어 정적을 제거하라고 권력을 줬냐”고 말했다. 또 “공정한 질서 유지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인데, 지금은 사적 이익을 위해 공적 권력을 남용하는 잘못된 세상이 열렸다”며 “원칙, 공정이 완벽하게 무너졌다. 70년대 이전으로 이 세상이 되돌아가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시장 상인과 시민들을 향해 “(이재명을) 뭐하러 지키십니까, 여러분을 지키십시오”라면서도 “이재명을 지키는 게 여러분을 지키는 방법일 수도 있긴 하다”라고 말했다. 향후 계속될 검찰 수사에 맞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모래내시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대부분 박수와 함성으로 이 대표의 발언에 화답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은 “감옥으로 가라”고 외쳤다. 시장을 빠져나오는 이 대표를 향해 누군가가 소금을 뿌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국민보고회에서 “국민이 맡긴 권한으로 사적 이익을 챙기고 ‘네 편은 유죄’라며 ‘언제든 제거할 수 있는 적’으로 여기면 되겠냐”며 “(벌어지면)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싸우고 이기고 고쳐야 하지 않냐. 우리가 세상의 주인임을, 이 나라의 주권자임을 증명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에) 많이 협조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인내의 임계점을 넘었으니 싸워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는 12일 신년기자회견을 한다. 민주당의 민생·개혁 과제와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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