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생은 한국 야구에서 상징적인 존재다.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부터 올림픽·아시안게임·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중요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중심 타자들로 자리했다. 하지만 2018년 무술년(戊戌年) 개의 해를 맞은 82년생 개띠 선수들의 체감온도는 조금씩 다르다. 이번 겨울 방출 바람이 예년보다 더 거세게 분 탓에 선수들 사이 온도차는 더 커 보인다.
■“올해도 지난해만큼만…”
롯데 이대호는 2017시즌을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 수상으로 마무리했다. 강타자의 덕목이라는 ‘3할-30홈런-100타점’을 채우면서 롯데를 5년만에 가을 야구로 이끌었다. 같은 팀 마무리투수 손승락도 팀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며 3년만에 세이브왕을 되찾았다. 롯데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 투·타를 이끌었던 둘이 같은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한화 김태균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94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타율은 3할4푼, OPS(출루율+장타율)는 9할5푼8리로 나쁘지 않았다. 윌린 로사리오(한신)보다는 파워가 떨어지는 제러드 호잉이 새로 가세하는 만큼 김태균이 해결사 본능을 발휘해주길 한화는 바라고 있다. SK는 개띠 불펜 듀오 박정배-신재웅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선수생활 중 가장 많은 홀드(16홀드)를 지난 시즌 따냈던 박정배에게 구단은 생애 첫 억대연봉을 안겼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이 3.19,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1.23이었던 신재웅도 선발·타선에 비해 불안한 SK 불펜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더…”
자유계약선수(FA) 계약 후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SK 김강민과 채병용, LG 정상호는 올 시즌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 4년 총액 56억원의 FA 계약 후 성적이 떨어진 김강민은 김동엽·정의윤 등 거포들, 노수광·조용호 등 발빠른 외야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뛰어온 채병용은 최근 4시즌 동안 가장 적은 50이닝을 투구하는 데 그쳤다. 정상호의 활약도 4년 총액 32억원이라는 계약규모보다 못미쳤고, 주전 포수를 후배 유강남에게 내줬다.
이대호의 경남고 동기였던 한화의 장민석은 2010시즌 이후 가장 높은 2할7푼8리로 시즌을 마쳤지만 내년 시즌에도 외야 경쟁이 불가피하다. FA 신청을 한 해 미룬 이용규와 새 외국인 호잉, 그리고 양성우 등 젊은 야수들과 자리 다툼이 남았다. 롯데 이명우도 시즌이 지날 때마다 소화하는 이닝수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평균자책점 1.76의 활약을 다음 시즌에도 계속 보여줘야 한다.
■“올해는 어디서 보내나…”
FA 정근우는 아직 다음 시즌 계약을 맺지 못했다. 팀 잔류에는 합의했지만 계약기간에 이견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롯데 이우민·넥센 채태인은 거의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채태인은 넥센 구단 이 타팀에게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공언까지 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이미 방출당한 선수들도 있다. 롯데 박종윤과 한화 김경언, NC 조영훈은 팀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1루와 외야를 오가며 한 때는 중심타선에서도 활약했지만, 베테랑 선수들에게 불었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이들은 새로이 뛸 팀을 찾지 못하면 선수 은퇴까지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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