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 구단의 외국인 타자 계약이 해를 넘기지 않고 마무리됐다. 시즌 막판 아쉽게 포스트시즌 티켓을 얻지 못한 삼성과 4년 연속 최하위 위기에서 겨우 벗어난 KT도 팀 타선에 중심을 잡아 줄 다린 러프(33), 멜 로하스 주니어(29)와 각각 2019시즌에도 함께 뛸 수 있게 됐다.
러프는 2018시즌 개인 타이틀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타점 공동 2위(125점), 출루율(0.419)과 장타율(0.605)에서 각각 3위에 오르는 등 전반적인 타격 지표에서 수위를 다퉜다. 선두에 한개 차 뒤진 홈런 공동 2위(43개)를 기록한 로하스 역시 장타 잠재력을 올 한해 더욱 폭발시켰다. 두 선수 모두 시즌을 치르며 기복을 보이긴 했지만 분명 타선의 핵 역할을 수행했다.
일단 삼성과 KT는 외국인 타자가 빠져나가 타선의 구멍이 생기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두 선수의 활약이 한 시즌에 국한된 것이 아닌만큼 국내 투수들에 대한 이들의 ‘낯가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러프와 로하스 모두 한국에서의 두번째 시즌이던 2018년 전년보다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제 삼성과 KT에게 남은 과제는 현재 자원들로 얼마나 짜임새있는 타선을 만들 수 있느냐다.
KT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벌인 장타력 향상 시험이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2018시즌 팀 홈런 개수를 전년에 비해 무려 87개 늘리며 창단 첫 200홈런 시즌(206개)을 보냈다. 황재균과 강백호 등 거포들이 합류한데다 선수들이 파워 향상과 발사각 높이기에 집중했고, 덕분에 로하스도 40홈런 타자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득점력 향상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KT의 팀 득점은 757득점으로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렀다.
많은 홈런수에 비해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7위(0.796)에 머물렀다. 출루율이 0.340으로 9위에 그쳤던 탓이 컸다. 득점권 타율도 9위(0.273)에 머물렀다. 출루하는 주자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도 효율적인 타격이 나오지 못하면서 득점력 향상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마운드와 수비의 불안도 겹치며 KT는 창단 4년차에 탈꼴찌에 성공한 데 만족해야 했다.
삼성은 KT와 조금 상황이 달랐다. 지난 시즌 장타율이 8위에 머물렀다. 팀 홈런은 최하위 NC(143개)보다 불과 3개 많은 146개로 9위에 그쳤다.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외야가 상대적으로 내야까지의 거리가 짧고 좌·우중간이 깊숙한 탓에 담장을 넘기는 홈런도, 그라운드 안에 떨어지는 2루타도 많이 나올 수 있었지만 2018시즌 팀 2루타도 8위(241개)에 그쳤다.
구자욱, 강민호, 이원석 등이 중심타선에서 러프를 도울 수 있지만 모두 홈런이 많은 타자라기보다는 중장거리 타자에 가깝다. 그나마 해가 가기 전 오프시즌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파워만큼은 인정받은 김동엽을 SK에서 데려와 장타력을 보강했다. 이제 한국 생활 3년차를 맞이하는 러프를 중심으로 타선의 진용을 새로 꾸려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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