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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청소부의 영주권이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이민장관직에서 사임한 마크 하퍼 |위키피디아 |
자국 내 해외 이민자들에게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영국 이민장관이 개인 청소부의 영주권이 가짜였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사임했다. 마크 하퍼 이민장관(43·사진)이 지난 7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 사의를 밝힌 뒤 캐머런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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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런던에 도입돼 논란을 일으켰던 일명 ‘고 홈(Go home)’ 광고차량 |가디언 캡쳐(http://www.theguardian.com/uk-news/2013/oct/22/go-home-vans-scrapped-failure) |
하퍼의 사임은 그가 2007년 4월에 고용한 개인 청소부 탓에 이뤄졌다. 하퍼는 캐머런에게 쓴 편지에 “청소부를 고용했을 당시에는 청소부가 영국 영주권비자를 취득했다는 내용의 영국 내무성발 문서 사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2010년 헌법·정치개혁 정무차관으로 내각에 합류하고, 2012년에 이민장관에 임명됐을 때도 하퍼는 청소부의 영주권 문제에 대해 고려했으나 “추가 확인은 필요없다고 결론내렸다”고 편지에 썼다. 그러나 영주권을 확인할 추가 문서를 청소부로부터 제출받아 이민국 당국에 확인을 요청한 하퍼는 지난 6일 청소부의 영주권비자 취득은 사실이 아니었다는 조사 결과를 들어야 했다.
영국 정부는 “하퍼가 불법이민자를 고용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지만, 하퍼는 “(청소부에 대해) 더 철저히 조사해야 했다”며 “이민장관으로서 이민법을 강화시킨 것 만큼 다른 사람들이 기대한 것보다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해야 했다”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캐머런은 하퍼에게 보낸 답장에 “사임 결정을 내린 이유를 이해한다”며 “곧 하원에서 다시 보길 바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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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가 추진한 이민자 광고 차량을 패러디해 그의 사임을 조롱한 합성 사진 ‘영국에 불법으로 있습니까?(In the UK illegally?)’라는 문장이 ‘당신의 청소부를 불법으로 고용했습니까?(Employing your cleaner illegally?)로 바뀌었다. |BritCits 블로그 캡쳐 (http://britcits.blogspot.kr/) |
하퍼는 지난해 7월 불법 이민자들에게 영국을 떠나야 한다는 광고 차량을 수도 런던에 도입해 논란을 일으켰다. ‘집에 가든가, 체포되든가(Go home or face arrest)’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는 정치권에서도 정당을 막론하고 비난의 대상이 됐다. 같은 보수당 출신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까지도 “너무 둔한 수단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광고 효과도 미미해 광고 이후 영국을 떠난 불법 이민자가 1명밖에 없었다는 보고서가 지난해 10월 발간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