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안팎으로 ‘꽁꽁’

ㆍ현대경제연 “내·외수 동시 불황에 빠져 경기회복 더디게 진행”

한국이 ‘내·외수 복합불황’에 빠져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3일 발표한 ‘성장의 추세적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추세성장률이 2000~2009년 연평균 4.5%에서 2010~2014년 연평균 3.5%로 하락했다. 한 국가의 경기지표는 장기적인 성장추세와 성장 추세선을 중심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경기순환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경기가 수축 국면에 놓인 상황에서 장기적인 성장력이 떨어져 경기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GDP 추세성장률은 1970~1979년 10%로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2000년대 들어 내수·외수 불황이 겹치며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분석했다.

경제 각 부문의 추세성장률은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항목 민간소비 부문의 추세성장률은 2000년 4.5%에서 지난해 2.4%로 떨어졌다. 소득은 늘지 않았지만 부채는 늘었고, 노후 불안 때문에 소비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건설투자는 2000년대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추세성장률이 2000년 1.8%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0.5%로 하락했다. 

외수 항목인 수출입 분야의 추세성장률도 모두 하락했다. 수출 부문 추세성장률은 2000년 12.9%였다가 세계 교역구조 변화, 중국의 성장둔화 등이 겹쳐 지난해 7.9%로 하락했다. 수입 부문 추세성장률도 소비 둔화 탓에 2000년 8.5%에서 지난해 6.3%까지 떨어졌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더 빨리 회복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구조개혁, 민간과 공공의 투자 확대, 연구개발(R&D) 효율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