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새 ‘가난한 노인’ 85만가구 증가

ㆍ연금 빼면 월소득 6만원 감소
ㆍ부유 노인층과 소득차도 심화

노인층에서도 빈부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9일 발표한 ‘우피족과 푸피족’ 보고서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우피족(Woopie)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노인(Well-off older people)을 뜻하는 말로 연구원은 중위소득 150% 이상, 65세 이상의 가구주로 정의했다. 그 반대인 푸피족(Poopie·Poorly-off older people)은 중위소득 50% 미만인 65세 이상 가구주다.

연구원이 통계청의 2006~2014 가계동향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푸피족의 월평균 경상소득은 2006년 51만원에서 2014년 63만원으로 연평균 2.7% 증가했다. 반면 우피족은 같은 기간 월평균 경상소득이 448만원에서 580만원으로 연평균 3.3% 늘었다. 우피족과 푸피족 사이의 월소득 격차가 8년 만에 8.8배에서 9.2배로 벌어진 것이다.

경상소득에서 공적연금, 기초노령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을 제외한 시장소득을 비교해 보면 격차는 더 커진다. 푸피족의 월평균 시장소득은 2006년 39만원에서 2014년 33만원으로 6만원 줄었다. 같은 기간 우피족의 월 시장소득이 늘어난 것(379만원→442만원)과 대조된다. 근로소득·사업소득 격차도 이 기간 함께 늘어났다. 가계 흑자액은 푸피족이 줄어드는 동안 우피족은 증가했다. 이 때문에 푸피족은 생활에 필수적인 상품인 식료품 등 필수재 구매 비중이 컸고, 우피족은 의류, 가정용품, 숙박 서비스 등 선택재 구매 비중이 더 컸다.

연구원은 2006년 115만가구이던 푸피족이 2014년에 200만가구까지 늘었다고 지적하며 “푸피족의 증가는 정부의 재정부담 등 경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푸피족은 노후 준비가 부족할 뿐 아니라 소득도 적어 소비여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푸피족을 줄이기 위해 일자리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공공근로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저소득 고령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을 늘리면서 국민연금 및 기초연금을 강화하고 사적연금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