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정부군, 북와지리스탄서 대규모 공습·교전… 주민들 집 잃고 피란
ㆍ난민 캠프는 식량 부족에 다른 주들 ‘소아마비 번질라’ 수용 꺼려
파키스탄 북부 북와지리스탄에 살던 60만명이 며칠 새 오갈 데 없는 난민 신세가 됐다. 파키스탄 정부가 시작한 탈레반 소탕작전 때문이다. 세계의 관심이 이라크 사태에 쏠린 사이, 파키스탄에서는 정부의 ‘대테러전’ 와중에 주민들의 고통만 커지고 있다.
일간 ‘돈’ 등 현지 언론들은 정부의 대테러전으로 피란길에 올라 국내 유민이 된 북와지리스탄 주민이 60만명을 넘어섰다고 26일 보도했다. 피란민들의 행렬은 지난 16일 나와즈 샤리프 총리가 북와지리스탄주에 탈레반 소탕작전을 선언한 뒤 시작됐다. 앞서 8일 이 나라 최대 도시인 카라치의 국제공항이 무장괴한들의 폭탄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은 파키스탄 탈레반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그러자 정부는 북와지리스탄에서 대대적인 탈레반 소탕작전에 나섰다.
이번 소탕작전으로 정부군이 탈레반과의 교전에 나서고 공습이 이어지자 주민들은 피란길에 나섰다. 피란민 이나야툴라(44)는 “지역 모스크에서만 대피령이 전파돼, 대피령을 못 들은 사람들도 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빠져나온 사람들은 인근 반누에 정부가 설치한 바카켈 난민캠프로 모이지만 선뜻 들어가진 못하고 있다. 반누의 지역 관료인 모신 샤는 “피란민들은 탈레반과 동맹 무장세력들이 정부 난민캠프를 공격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녀 공간 구분을 중요시하는 와지리스탄인들의 관습도 있어, 피란민들은 돈이 들더라도 텐트보다는 주택을 찾는다.
정부는 피란민들에게 모두 15억루피(약 154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식량이 부족해 난민캠프에선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은 23일부터 반누 캠프에 식량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배급이 늦어지자 피란민들은 반누의 주요 도로를 막은 채 경찰과 충돌하는 상황이다. 남서부 발루치스탄, 신드 주정부는 공개적으로 “주경계를 봉쇄해 이방인들의 유입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테러전에 힘을 쏟는 정부와 민족이 전혀 다른 외지의 피란민들이 불만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접한 북와지리스탄은 파키스탄 탈레반의 근거지이자, 오사마 빈 라덴 수색작전의 주무대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과거에도 수차례 정부군과 미국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중앙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주민들은 연이은 공격과 폭발에 목숨을 잃었다. 소아마비 문제도 심각하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가짜 백신 접종을 빙자한 정보 수집작전을 파키스탄 북부 지역에서 벌인 것이 드러난 2012년 이후, 이 지역 주민들은 백신 접종을 꺼려 소아마비 환자가 많다. 보건의료 구호단체들은 이번 대규모 피란사태로 소아마비가 파키스탄 전역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보 샤크 유엔난민기구(UNHCR) 아프가니스탄 대표는 26일 독일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대테러작전 이후 파키스탄에서 벌어진 상황은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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