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은 시간, 목적지가 비슷한 손님들을 함께 버스에 태워 보내도록 고안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콜버스’. 지난달말부터 강남·서초 일대에서 시범 운행중인 콜버스는 택시 이용보다 낮은 요금에 승차거부 우려도 없어 각광받는 동시에 ‘불법 논란’에 휩싸였다. 택시 기사 등 기존 운송업체의 반발에 콜버스가 ‘전세버스운송사업’에 해당하는지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앞서 전세계에 널리 퍼졌던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도 국내에서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개인용 차량을 통해 운송 사업을 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콜버스가 불법 논란을 벗고 연착륙할 수 있을까. 일단 교통분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수장은 전향적인 태도를 취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1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국토교통 미래산업 조찬간담회에서 “행정이 사회 혁신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며 “행정의 속도와 사회 혁신의 속도 차이를 줄여가겠다”고 말했다. 행정 규제 때문에 신산업 육성이 저해된다면 육성을 위해 행정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24일 새벽 서울 강남대로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도로변에서 스마트폰으로 부르는 야간버스 ‘콜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이 버스에 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간담회에서는 콜버스 서비스를 제공한 ‘콜버스랩’뿐 아니라 무인기 제작사, 자율주행차 개발사, 자동차 공유(카 셰어링)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존 운송·물류·대여업계의 반발이나 기존 업계 중심으로 짜여진 행정체계와 규제 탓에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호인 장관은 “국토교통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모델을 활성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모바일과 정보통신(IT) 기술,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존 영업행태나 서비스 제공 방식을 전제로 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현 제도가) 신산업 발굴을 저해할 여지가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의 발언은 신산업과 관련된 규제를 풀어 활성화하는데 방점을 찍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강 장관은 평소에도 국토교통 분야 신산업 육성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국토부는 각 신산업계 관계자들의 건의사항에 대한 조치들을 밝혔다. 콜버스의 경우는 심야시간 운행과 관련된 기존 제한 사항을 포함한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불법 논란’을 불러일으킨 업계의 반발이 있었지만 이를 육성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한 것이다. 국토부는 다만 온라인 자동차 경매를 통한 ‘중고차 거래 사기’ 등 신산업에서 파생되는 피해에 대해 업계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소비자 피해·국민안전 저해하는 경우 철저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