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앞두고 여객기와 공항에서 벌어진 사고가 이용객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다음달 설 연휴즈음 승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 사고가 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공항 운영 전반을 점검했다. 지난 3일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수화물 처리 지연 사고 이후 이뤄진 방문이었다. 당시 이용객 17만3000여명이 공항에 몰렸고,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승객들이 목적지에서 짐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강 장관은 “이번 수화물 지연과 같은 여객 불편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인천국제공항 수하물 대란 낙하산 인사가 낳은 ‘인재’
국토부는 지난 3일에는 국내 6개 저가항공사(LCC)를 대상으로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말연시 저가항공사 여객기 사고가 잇따른데 따른 조치다. 이날 새벽 필리핀 세부를 출발했던 진에어 여객기는 1~2㎝ 가량의 문틈이 승객에 의해 발견돼 이륙 약 40분만에 회항했다. 지난달 23일에는 김포공항을 출발했던 제주항공 여객기 내의 여압장치(기내 압력조절 장치) 이상이 확인돼 기체가 고도를 급히 낮춰 승객들이 두통을 호소했다. 국토부는 오는 8일에는 저가항공사뿐 아니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까지 국내 8개 국적 항공사 사장들을 긴급 소집해 최정호 2차관 주재로 안전점검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관련 기사] “진에어 문 열고 운항”···승객이 기체 이상 먼저 알았다
▶[관련 기사] 압력장치 고장…‘공포의 산소마스크 비행’
항공 주무 부처인 국토부의 움직임은 항공 이용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려는 조치로 보인다. 저가항공사는 저렴한 가격으로 여객기를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사고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해왔다. 2014년말 자바해에서 추락한 에어아시아, 지난해 3월 조종사가 고의로 여객기를 추락시킨 저먼윙스 등 저가항공사들의 사고 사례는 이런 불안감을 키웠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저가항공사도 사고에서 예외가 아닐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연말 들어 가중된 것이다. 설 연휴 중국·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을 찾는 여행객들은 이 지역들에 주로 취항하는 저가항공편을 찾는 편이다.
인천공항 수화물 지연사고는 승객 불편뿐 아니라 공항 내 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도 함께 불러일으켰다. 승객이 급속히 몰릴 것이라는 예상에도 인력을 늘리지 않는 등 인천공항의 상황 대처에 대해 의문부호가 붙었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공항의 컨트롤타워 격인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공석인 점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박완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오는 4월 총선 출마를 앞두고 지난달 사장직을 사퇴했다. 박 사장은 취임 전까지 항공 관련 업무를 수행한적 없던 ‘낙하산’으로 분류된데다 취임 후에도 공항 업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평을 들었다. 공항 매출을 늘렸을지 몰라도 공항공사가 유사시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김포공항 등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도 경찰청장 출신 김석기 사장이 총선을 앞두고 지난달 자리를 비워 국내 다른 공항에서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용과 인력부족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저가항공사들은 대부분 평균 기령이 10년이 넘고, 20년이 넘는 항공기를 운항하는 경우도 있다. 대형 항공사들을 모회사를 두고 있는 진에어, 에어부산을 제외한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기체 정비를 받고 있다. 비용과 시간 때문에 저가항공사들이 기체 정비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항은 내부 안전관리 인력을 간접고용 등을 통해 비정규직으로 운용하고 있다. 인건비를 줄여 경영 정상화를 해야한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공항 내 업무를 원활히 하고 및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고용 형태를 안정화하고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업무 강도를 줄여야 업무 효율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공사와 공항공사가 여전히 비용문제를 들며 투자와 인력 보강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사고·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랬다 > 교통물류항공철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속도로 갈아탈 때 통행료 ‘한 번만’ (0) | 2016.01.10 |
---|---|
고속도로 졸음쉼터 설치 후 사망자 절반으로 뚝 (0) | 2016.01.07 |
진에어 3000m 고도서 ‘출입문 이상’···승객이 먼저 알았다 (0) | 2016.01.04 |
아시아나 저가항공 ‘에어서울’ 운항면허 따 내년 중·일 등 취항 (0) | 2015.12.28 |
현대차 제네시스 1만2848대 등 리콜 (0) | 2015.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