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인구 중 3580만명이 ‘노예생활’을 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호주 워크프리재단은 17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4 글로벌 노예 지수’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워크프리재단은 노예 노동·인신매매 반대 운동 기관으로, 지난해부터 글로벌 노예 지수를 조사해 발표했다. 지난해 노예로 파악된 전세계 인구수는 2980만명이었는데, 올해 조사에서는 추산 방법을 바꿔 노예수가 더 늘었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고대의 노예 개념은 거의 사라졌지만, 보고서는 현대 노예를 ‘부채를 청산하지 못해 진행된 노예 수준의 노동, 강제 결혼, 아동 인신 매매 및 아동 노동’으로 정의했다. 조사는 167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전세계 58개국의 122개 종류 제품이 노예 노동으로 생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구 대비 ‘노예’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아프리카 서부 모리타니(4%)였다. 모리타니에서는 아랍인들이 흑인인 무어인들을 노예로 부리는 경우가 빈번하며, 반노예법이 있지만 거의 집행되지 않는다. 우즈베키스탄은 2위(3.97%)로, 정부가 매 가을마다 100만명 이상을 동원해 면화를 수확하도록 지시한다.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 출신 노동자들을 열악한 월드컵 경기장 등 건설 현장에 투입해 논란이 되고 있는 카타르도 노예 노동이 심각한 나라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노예 인구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인도로, 1429만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인도는 인신매매 전담 경찰을 운영하는 등 노예 노동 방지 노력을 최근 강화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한국에서 노예 노동을 하는 것으로 분류된 인구수는 9만3700명이었다.
북서부 유럽의 아이슬란드와 아일랜드에서도 적잖은 수가 노예 노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두 나라에서 약 56만6000명이 대마 재배에 투입된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에서 이탈리아의 성매매 업계에 팔리는 경우도 보고됐다. 이외에도 글로벌 경제 위기의 여파로 높은 임금을 원하는 불가리아·루마니아인들이 성 착취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신매매 피해자의 70% 이상은 성매매 시장에, 19%는 아동 노동 시장에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말리아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무장세력들은 소년들을 전쟁에 투입하고 있다. 잠비아,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아동뿐 아니라 성인들도 탄광에서 착취를 당하고 있다.
워크프리재단 회장 앤드류 포레스트는 “노예는 지나간 시대의 이슈이거나, 전쟁과 기아에 시달리는 나라에서만 나타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조사는 노예 노동이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예 노동이 존재하는 데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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