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미·러 견줄 유럽우주국
“유럽이 역사를 만들었다.”
AFP통신은 12일(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이 인류 최초로 혜성에 탐사로봇을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이같이 표현했다. 장 자크 도르댕 ESA 사무총장도 “우리가 가장 먼저 혜성 착륙에 성공했다. 이 기록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유럽이 미 항공우주국(NASA) 등 경쟁자보다 앞섰다는 것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우주 개발의 역사는 전통적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해왔다. 러시아는 인공위성을 처음으로 우주에 쏘아올렸고 미국은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미개척 분야인 혜성 탐사에 공을 들여온 유럽은 이날 착륙 성공으로 달·화성 등 행성과 위성에만 집중됐던 우주 개발·연구에 새 장을 개척하게 됐다.
ESA는 미국·소련이 우주 개발 전쟁을 벌이던 1975년에야 설립됐지만 혜성 탐사만은 늦지 않았다. 핼리혜성이 지구에서 관측됐던 1986년 3월 ESA의 혜성 탐사선 지오토는 핼리혜성과 605㎞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1985년 9월 미국의 국제화성탐사선(ICE)이 처음으로 혜성에 근접 비행을 한 지 불과 6개월 만이었다. 2005년에는 ESA의 탐사선 호이겐스가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 착륙하기도 했다. ESA는 태양계 외행성 연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ESA는 신흥개발국인 중국이나 인도보다도 우주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듯했다. 한때는 혜성 탐사 성과도 NASA보다 뒤처졌다. 그러나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가 발사 10년 만에 탐사로봇 안착에 성공하면서 NASA가 시도하지 못했던 성과를 일궈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ESA가 NASA를 대신할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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