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신선식품 물가’ 상승률 3년 만에 최고치
지난해 3000원가량 하던 대파 상(上)품 1㎏이 지난달에는 4000원 이상으로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지난달 29일 기준 대파 상품 1㎏ 소매가는 4279원으로, 평년 가격 2810원보다 52.3% 올랐다. 평년 가격이 6978원이던 깐마늘 상품 1㎏도 지난달 말에는 1만1060원으로 58.5% 오르는 등 폭설·한파로 수확량이 줄면서 채소 가격이 크게 올랐다.
신선식품 물가 상승률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초 0%대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두 달 만에 1%대로 끌어올렸다.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는 줄어들었지만 가계소득 정체 속에 생활물가가 들썩거리며 서민 가계의 주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3% 올랐다. 지난해 0%대를 지속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12월 1%대로 올라섰지만 지난 1월 다시 0.8%로 내려갔고 지난달 다시 1%대로 올라섰다.
식료품의 물가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3% 올랐다. 특히 조개류·생선·배추·사과 등 신선식품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9.7% 올라 2013년 1월(10.5%)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배추·무 등 신선채소류(17.8%)와 마늘, 생강 등 기타 양념류(43.9%)의 상승폭이 컸다. 육류 물가지수도 5.5%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 올랐다. 2014년 7월(1.4%)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다.
식품 및 음료수, 외식 물가를 측정한 식품 부문 생활물가지수가 3.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채소류·육류와 소주 등 주류 가격이 함께 올라 외식비도 오른 탓이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반면 유가 하락폭이 줄면서 물가를 끌어내리는 힘은 약화됐다. 석유류 제품 가격은 1년 전보다 8.0% 감소하며 하락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서비스물가 상승폭은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서비스물가는 2.4% 올라, 2012년 1월(2.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던 지난 1월과 같았다.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전세부문 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4.1%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중에선 하수도 요금(22.8%), 전철 요금(15.2%), 시내버스 요금(9.6%) 등의 상승폭이 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를 회복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약화됐지만 이번엔 장바구니 물가의 급등이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던 지난해에도 체감물가가 높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식료품, 신선식품 등 생활과 밀접한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게 되면 서민 가계가 악화되면서 여타 부문의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축소됐고 지난달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 서비스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 컸다”며 “농축수산물은 지난달 한파와 폭설로 공급이 줄어든 반면 설이 끼면서 수요는 늘고, 조업 일수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수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최근 기상악화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3∼4월까지 확산되지 않도록 봄철 농산물 수급·가격 안정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승민·조형국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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