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취임하는 인도국민당(BJP)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지명자가 17일 힌두교 최대 성지인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바라나시를 찾았다. 총선 압승 후 모디의 첫 행보가 힌두교 성지 방문으로 드러나면서, 힌두 민족주의를 노골적으로 강화하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힌두 의식 참여... 민족주의 색채 강화할 듯
모디는 총선 결과가 공식 발표된 17일 오전 델리에서 승리 소감을 밝힌 직후 바라나시로 향했다. 바라나시는 모디의 지역구이자 갠지스강을 낀 성지다. 모디는 바라나시 중심부의 유명 힌두사원 카시 비슈와나스에서 기도한 뒤 힌두교 신자들이 몸을 씻는 곳인 갠지스강의 다샤스와메드 가트를 찾았고, 이곳에서 힌두 의식인 ‘강가 아르티’에 참석했다.
인도 차기 총리 후보인 인도국민당의 나렌드라 모디(오른쪽)가 17일 힌두 성지 바라나시에서 갠지스강에 우유를 붓는 종교의식을 하고 있다. 바라나시 _ AP연합뉴스
모디가 총리 등극 확정 후 첫 행보로 바라나시 방문을 선택한 것은 힌두 민족주의 노선을 강화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모디는 “전에는 후보로 왔지만 지금은 성스러운 도시의 아들로 돌아왔다”며 “내가 (이곳을) 찾은 것이 아니라 갠지스강이 나를 불러서 왔다”고 했다. 그는 “카시 비슈와나스를 세계적인 영적 발전소로 만들겠다”며 “인도가 영적 위대함에 도달했듯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모디가 힌두교도와 무슬림을 양극화하려 한다”고 평했다. 모디는 지난달 7일 총선 공약을 발표하면서 북부 아요디아에서 발굴된 힌두교 사원 ‘람 잔마부미’를 재건하겠다고 밝혀, 무슬림들의 반발을 샀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모디의 반무슬림 선동을 우려해 선거운동 기간 바라나시 집회를 불허하기도 했다.
우익 단체들 만나 정국 운영방안 논의... 무슬림들은 "우려"
모디는 18일에는 인도국민당 지도부를 만나 내각 구성안을 논의했다. 또 힌두 민족주의 우익 조직인 RSS 간부들을 만나 향후 정국 운영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AFP통신은 “모디의 내각은 인도를 더욱 오른쪽으로 끌고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움직임은 무슬림 차별·탄압 우려를 키우고 있다. 모디는 2002년 구자라트주 지사 시절 무슬림 2000명이 학살당한 ‘고드라 사건’을 방조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모디는 선거 기간 ‘통합’을 외쳤지만 인구의 13.4%(약 1억6600만명)에 이르는 무슬림은 새 정권의 등장을 우려해왔다. 무슬림 유권자의 인도국민당 지지율은 9%에 그쳤다.
오랜 앙숙인 파키스탄과의 갈등도 우려된다. 인도국민당 상원의원 라비 샹카르 프라사드는 “파키스탄이 테러 위험을 줄이지 않는다면 새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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