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영국 요크 왕조의 마지막 왕 리처드 3세(1452~1485·그림)가 요크가 혈통을 이어받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부계 유전자와 일치 안 해... “선대 다른 가문 피 섞인 듯”
영국 레스터대 튜리 킹 교수 연구진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리처드 3세의 유전자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12년 8월 리처드 3세가 장미전쟁 도중 숨진 뒤 묻힌 곳으로 알려진 레스터의 공영주차장에서 그의 유골을 발견한 뒤 연구해왔다.
연구진은 유골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현존하는 요크가 후손들의 DNA와 대조해 분석했다. 유골의 DNA는 모계 유전자와는 99.999% 일치했으나, 부계 유전자와는 전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처드 3세의 실제 모습이 초상화와 차이가 있을 가능성도 밝혀졌다. DNA 분석 결과 리처드 3세가 파란 눈동자를 가졌을 확률은 96%, 어린 시절 금발이었을 확률은 77%로 나타났다. 초상화 속 리처드 3세의 머리와 눈동자 색은 모두 검은색이다. 다만 연구진은 리처드 3세가 성장하며 머리카락 색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리처드 3세의 선대에 다른 가문의 피가 섞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이것이 리처드 3세의 정통성을 해치는 것은 아니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킹 교수는 “왕위 계승 과정에서 핏줄이 섞이는 것은 당대 일상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요크 왕조는 요크가와 랭커스터가의 왕위 찬탈 전쟁인 장미전쟁 도중 리처드 3세가 숨진 뒤 그 명맥이 끊겼다. 그의 아들이 리처드 3세보다 먼저 숨진 데다, 랭커스터가가 장미전쟁에서 이긴 뒤 튜더 왕조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랭커스터가와 요크가의 뿌리는 같아, 리처드 3세의 부계는 영국 왕족 혈통 자리를 줄곧 지켰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윈저 왕조도 리처드 3세의 부계 혈통에서 갈라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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