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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연례행사인 ‘성탄절 특별 복권’ 추첨 행사가 22일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극장에서 열렸다. 엘파이스 캡쳐화면 (http://elpais.com/tag/loteria_navidad/a/) |
총 당첨금이 22억 4000만유로(약 3조 2500만원)에 이르는 스페인의 ‘성탄절 특별 복권’에 올해도 스페인 전역이 들썩였다.
22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극장에서는 스페인의 연례 행사인 ‘성탄절 특별 복권’ 추첨 행사가 열렸다. 현장 참석자들뿐 아니라 국영방송 등을 통해 전달된 생중계까지 스페인 전역에서 추첨 행사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이 복권은 1892년에 처음 만들어져 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까지 계속 추첨이 이뤄지고 있는 복권들 중 세계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복권인 성탄절 복권은 매년 12월 22일에 추첨한다. 다섯자리 당첨번호 복권 한 장당 가격이 20유로(약 2만 9000원)인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복권을 구매하기 때문에 총 당첨금 규모는 작지 않다.
그러나 이 복권의 1등 당첨금 규모는 총 당첨금에 비해 크지 않다. ‘엘 고르도’라 불리는 1등 당첨번호 복권 한 장당 당첨금은 40만유로(약 5억 8000만원)로 정해져있다. 2등 당첨금은 12만 5000유로(약 1억 8천만원)다. 적은 당첨금이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스페인 성탄절 복권의 특징이다.
당첨번호 추첨은 공 모양의 대형통 두 개에 들어있는 작은 나무공들을 스페인 전통의 복권 추첨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 통에는 00000번부터 99999번까지, 다섯자리 모든 당첨번호가 적힌 나무공 10만개가 들어있다. 다른 한 통에는 1등, 2등처럼 등수를 표기한 공이 들어있다. 구형 통이 돌아가며 나무공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당첨번호와 해당 등수가 가려진다. 1등 ‘엘 고르도’가 표기된 나무공과 동시에 뽑힌 당첨번호가 그 해의 1등 번호가 되는 식이다.
엘파이스 등 스페인 현지 언론은 당첨 소식을 상세히 전했다. 당첨번호는 물론, 당첨자가 나온 지역별 통계, 1등 당첨번호를 뽑은 소년의 이름까지 보도됐다. 올해 1등 당첨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은 스페인 마드리드 근처 레가네스였으며, 1등 당첨번호를 호명한 어린이의 이름은 마드리드 산 일데폰소학교에 재학중인 페루 출신 호엘 페르난데스였다. 1등 당첨번호는 62246번이었고, 당첨 행사 시작 약 1시간 30여분 뒤에 뽑혔다.
한편 스페인을 강타한 경제 위기 탓에 올해 복권 판매액은 지난해보다 4%정도 감소했다. 경제 위기는 복권 판매 및 추첨을 담당하는 스페인 국영 복권업체인 LAE뿐 아니라 당첨자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페인 정부가 국부 확충을 위해 올해부터 2500유로 이상 당첨금의 20%는 세금으로 떼기로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