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 10일 만델라 공식 추도식에서 만난 장면 로이터통신 캡쳐화면 (http://www.reuters.com/article/2013/12/19/us-cuba-usa-idUSBRE9BI0TH20131219)


“나는 카스트로요.”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열린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공식 추도식에서 했던 악수가 화제였다. 이 악수의 뒷얘기를 라울 카스트로의 형이자 전임 통치자였던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19일 기고한 글에 전했다.

피델 카스트로는 동생의 악수에 대해 “나의 동지인 라울이 만델라 추도식에서 했던 빛나는 활동들 덕분에 기쁘다”고 썼다. 당시 오바마와 라울이 만나는 상황에서 “친근하면서도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고 평했다. 라울이 오바마에게 악수를 하며 영어로 건넨 말은 “Mr. President, I‘m Castro(대통령, 나는 카스트로요)”였다고도 덧붙였다.

전 세계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이 악수는 오바마가 즉흥적으로 했던 행동이었다. 50년 넘게 적대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쿠바 지도자와의 악수에 때아닌 ‘색깔논쟁’까지 미국내에서 불붙었다. 백악관이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두 정상의 만남은 오랜 세월 접촉하지 않았던 양국이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파장이 컸다. 두 정상이 손을 맞잡은 장면엔 당연히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만델라는 생전 지미 카터, 빌 클린턴 등 미국 대통령들뿐 아니라 피델과도 각별한 관계였다. 28년의 수감생활을 마치자마자 1990년에도 쿠바를 찾아 카스트로를 지지하기도 했다. 건강 문제로 직접 공식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한 피델 카스트로는 “만델라의 죽음만큼 충격적인 사건은 현재도, 과거에도 없었다”고 전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