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양도·취득세 감면에 LTV 등 완화…주택 구매 유도에 치중
ㆍ전·월세 전환율 상한 등은 뒷짐…임대 공급도 민간에 맡겨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는 ‘빚내서 집 사라’는 말로 요약된다. 정권 초부터 주택 구매 시 취득세·양도세 감면정책을 내놓는가 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고 주택 구입자금 대출금리를 낮췄다. 반면 임대주택 공급 역할을 민간 건설사에 넘기면서 공공임대주택 공급물량은 감소했다. 

민간 임대주택인 ‘뉴스테이’와 주거 취약계층 주거 공급사업 ‘행복주택’은 논란과 반발에 직면했고, 전·월세 값 급등에 대한 실효성있는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의 기조는 2013년 첫 부동산 대책인 4·1 대책 때부터 감지됐다. 주택 구매자에 대한 세제 혜택 방안이 대책 때마다 나왔고. 8·28 대책 때는 연 1%의 금리로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수익공유형 모기지’ 도입이 발표됐다. 지난해 들어서는 LTV와 DTI를 모두 완화했다. 그 덕분에 올해 1~8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81만5581가구로 2006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7월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38만2916가구)도 지난해보다 44.8% 증가했다.




반면 뾰족한 전·월세 대책은 없었다. 전세의 반전세·월세 전환으로 서민 주거비 부담이 늘자 ‘전월세 전환율 상한선’을 낮추고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을 청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 세입자 보호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가 제기됐지만 정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서민·중산층을 위한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지만 정부 대책은 ‘생색내기’ 수준이었다. 국토교통부는 매입·전세임대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밝혔지만, 집주인의 매입·전세임대주택 참여율이 낮은데도 목표 물량만 늘렸다는 비판을 들었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공공임대주택을 11만가구 건설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그해 늘어난 공공임대주택 재고량은 5만2220가구에 그쳤다. 

정부는 대신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등을 통해 임대주택 공급에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늘리는 등 ‘임대주택사업의 민영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뉴스테이는 임대료가 서민·중산층에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책정되면서 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논란이 일었다. 유수지 등에 싼 가격으로 공급하기로 한 행복주택은 주민 반발 등으로 목표치를 20만가구에서 14만가구로 줄여야 했다. 대선 공약이던 ‘목돈 안 드는 전세 제도’는 실효성 논란 끝에 사실상 폐지됐다.

그나마 내년부터는 ‘빚내서 집 사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당국이 1100조원까지 늘어난 가계부채 문제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요건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주택 대책으로 내놨던 ‘1%대 금리 수익공유형 모기지’도 저금리와 가계부채 우려 속에 없던 일이 됐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주택시장은 이미 주거와 임대수요 중심으로 바뀌었는데 정부는 여전히 공급과 매매활성화 위주 정책을 펼치다 보니 전·월세 문제 해결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