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개각’의 여파로 세종관가가 뒤숭숭하다. 예산안 처리 후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교체가 기정사실화된 기획재정부는 후임 부총리 하마평이 무성하고 인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공무원들이 일손을 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월세난 등 현안이 산적한 국토교통부는 ‘8개월짜리 장관’에 이어 또다시 ‘비전문가’가 수장으로 내리꽂히면서 사기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각종 경제정책의 추진 동력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최 부총리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의 책임을 지고 있어 이번 개각에서 일단 제외됐지만 12월 예산안이 통과되면 국회로 돌아갈 것이 확실시된다. 

최 부총리 본인도 최근 국회에서 “경제는 저 말고도 잘하실 분들이 많다”며 내년 총선 출마 의향을 공개적으로 비쳤다. 지난해 7월 경제사령탑으로 취임한 최 부총리는 4대 부문(노동·교육·공공·금융) 구조개편, 청년 일자리 창출, 서비스산업 활성화 등을 추진해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이미 마음이 지역구(경북 경산)로 떠나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요즘 공무원들이 모이면 후임 부총리 등 인사 얘기만 한다”며 “최 부총리의 국회 복귀야 예고됐던 일이지만 저렇게 공식화돼 버리면 아무래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조세전문가인 유일호 장관에 이어 또다시 주택·부동산 비전문가를 장관으로 맞게 됐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 내정자는 조달청장을 지내기 전 기획재정부에서 주로 공직생활을 했다. 기재부 공공정책국장 등을 지내며 부동산, 건설,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업무를 맡은 적이 있지만 전문성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조세재정연구원장 출신인 유 장관 역시 내정 당시 전문성 논란에 휩싸였고, 재임 중 전·월세난에 따른 서민 주거안정대책 요구가 제기됐지만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외부 비전문가가 장관으로 연거푸 내정되면서 “국토부가 낙하산 전용이냐”는 자조도 나온다. 

강 내정자는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왔고, 최 부총리의 연세대 상대 2년 후배이기도 하다. 이번 개각에서 강 내정자를 비롯해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 송언석 기재부 2차관 등 기재부 출신들의 기용이 두드러지면서 ‘실세 최경환’의 힘이 다시 한 번 발휘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주영·윤승민 기자 young78@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