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양적완화 축소에 아르헨·터키 등 화폐가치 ‘요동’
양적완화에서 ‘졸업’할 시기가 아직 아니었던 것일까.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미국 경제가 당초 예상처럼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시작되자 신흥국 경제가 동요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지난 23일(현지시간) 가치가 11% 폭락했다. 아르헨티나 페소의 가치는 사흘 새 16% 하락했다. 이튿날에는 브라질 헤알화도 5개월 만에 가치가 떨어졌다. 멕시코 페소화는 1년6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남미에서는 경제가 탄탄한 것으로 평가돼온 칠레 페소화조차 2010년 5월 이래 최약세를 기록했다. 남미뿐 아니라 터키 리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란드 등 주요 신흥국 화폐가 줄줄이 내리막을 탔다. 인도의 루피도 몇 달 새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발(發) 대규모 금융위기로 비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후폭풍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흥경제국들은 지난 10년 동안 에너지값 상승과 중국의 경제성장 덕을 톡톡히 봤다. 하지만 이 시기 신흥국 경제에 거품이 낀 데다 정치사회적 개혁이 경제성장을 뒤따르지 못하면서 불안 요인이 쌓였다.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외환위기 조짐, 브라질의 소요는 단적인 예다. 경제성장으로 덩치가 커진 중산층들의 욕구를 정부가 해결하는 데에 실패했고, 정치사회적 불안정과 경기침체 조짐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낮은 이자율에 달러를 사기 쉬웠던 상황들이 변했고,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들까지 실패하면서 현 상황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신흥국의 주요 수출시장이던 중국 경제마저 성장률이 둔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세계 경제에서 선진국들의 회복과 신흥경제국들의 상대적인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나 브라질처럼 신흥경제국 중에서도 달러를 많이 가진 나라들은 위기를 비켜갈 수 있겠지만 일부 국가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5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새로운 위험이 지평선 위로 올라오고 있다”며 “미국의 경기부양책 축소가 터키나 인도네시아 같은 취약한 나라들의 자본탈출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8일과 29일 열리는 회의에서 추가로 1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회의가 신흥국 환율 동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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