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BBC방송 인터뷰 “유명해졌을 때 전통 멈추는 게 좋을 수 있어”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79·사진)가 후임을 지명하지 않고 자신이 마지막 달라이 라마가 될 수도 있다고 16일(현지시간) BBC방송 인터뷰에서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BBC <뉴스나이트>에 출연해 “달라이 라마가 유명해진 이때 수세기에 걸친 전통을 멈추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며 “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달라이 라마가 입적하면 고승들이 그가 ‘환생’한 것으로 여겨지는 아이를 찾아 후임으로 올린다.
현 달라이 라마는 1950년 15세 때 14대로 즉위했으며 본명은 라모 툰돕, 법명은 텐진 갸초다. 그는 “달라이 라마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불명예가 될 수도 있다. 이는 정말 슬픈 일”이라며 “후임을 세울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를 겸하기도 했으나 2011년 선거로 선출된 대표에게 책임을 넘기고 물러났다.
이번 인터뷰에서 달라이 라마는 “자유 세계는 중국이 민주주의 흐름에 합류하는 데 도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홍콩 민주화 시위를 놓고 중국과 영국이 대립한 것에 대해서는 “영국은 중국에 좀 더 온건했어야 한다”며 영국을 비판했다. 홍콩은 경제적으로 중국과 밀접하게 엮여 있으며, 영국도 섣부른 접근보다는 홍콩의 사정을 먼저 고려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1959년 중국의 티베트 탄압 때 인도로 망명한 달라이 라마는 아직도 중국에서는 ‘티베트 분리주의자’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중국은 달라이 라마와 외국 지도자의 접촉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달라이 라마의 입국을 허용하는 나라에 대한 외교적 보복도 서슴지 않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독립보다는 티베트의 자치를 요구하는 쪽으로 많이 물러섰으나 중국은 여전히 그의 대외 활동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조차도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최근 달라이 라마 면담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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