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내달부터 강의, 업무 공백 우려… ‘취업제한 없는 폴리페서’ 논란

교체가 예정된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59·사진)이 후임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세대에 교수직 복직원을 제출하고 새 학기 강의까지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학생들의 학습권도 침해할 수 있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 장관은 최근 연세대에 교수직 복직원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 17일 오후 서 장관이 복직원을 제출한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17일은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이 서 장관의 후임으로 내정된 날이다. 서 장관은 다음달 초 개강하는 연세대 경제학부 대학원 1학기 과정에 자신의 이름으로 강의를 개설했다. 연세대는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서 장관의 복직 예정을 알리며 해당 과목의 수강신청 여부를 묻는 e메일을 보냈다. 서 장관은 1996년부터 2013년 장관 취임 전까지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하지만 후임 유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서 장관이 대학 복직을 추진한 것은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내정자는 빨라야 인사청문회 절차가 마무리되는 3월 하순에 취임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 내정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번번이 낙마한 전례를 감안하면 예정대로 퇴임할지도 불투명하다. 순조롭게 후임이 결정된다 해도 학교 강의와 장관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만큼 국토부 업무에 상당기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후임 임명절차 지연 등의 이유로 서 장관이 강의 개설만 한 채 수업을 진행하지 않을 경우 학습권 침해 논란도 예상된다. 대학원생 박모씨(27)는 “서 장관의 강의라는 사실만으로 수강신청할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며 “만약 대리강사를 세울 경우 학생들은 원치 않는 수업을 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 장관의 ‘속도 위반’ 복직은 퇴임 후 2년 동안 취업이 제한되는 관료 출신들과 달리 공직과 학교를 쉽게 오가는 ‘폴리페서’들에 대한 논란을 재연시킬 수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 장관이 개인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이며 공식적으로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