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원숭이(申) 해인 2016년 병신년(丙申年)을 앞두고 전국 지명 140만여개를 조사한 결과 원숭이와 관련된 지명은 모두 8곳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십이지(띠) 중 ‘용’과 관련된 지명이 1261개, ‘말’ 744개, ‘호랑이’ 389개인 것에 비하면 원숭이 활용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한국에 원숭이가 살지 않다 보니 다른 동물들에 비해 역사적 흔적과 지명이 많지 않은 듯하다”고 분석했다.


경남의 ‘황금 원숭이 마을’ 표지판.



원숭이와 관련된 대표적 지명은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친 금원산(金猿山)이다. 금원산은 ‘황금 원숭이 산’이라는 뜻으로, 이 산에서 금빛 원숭이가 날뛰자 한 도사가 ‘원암(猿岩)’이라는 바위에 가뒀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이 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상천마을은 이런 지명 유래를 활용한 벽화 등으로 꾸며진 ‘황금 원숭이 마을’로 조성돼 있다. 산 인근 거창군 위천면과 북상면 일대는 ‘원숭이가 뛰어놀고 학이 깃드는 곳’이라는 뜻의 ‘원학동(猿鶴洞)’으로 불린다.

경기 안성시와 평택시, 충남 천안시에 걸친 평야 ‘소사(素砂)들’은 원숭이와 관련된 역사 이야기를 품고 있다. 소사들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명나라 장수 마귀가 철갑 기병과 함께 원숭이 수백마리를 이끌고 와 일본군을 무찌른 장소로 <택리지> 등에 기록돼 있다.

경남 남해군 납산 또는 원산(猿山).



경남 남해군 이동면의 납산은 산 모양이 원숭이처럼 생겨 ‘원산(猿山)’으로도 불린다. 경북 영천시 화산면의 ‘납생이’ 마을은 마을 한가운데 있는 샘에 밤이면 납(원숭이의 옛말)이 물을 먹으러 내려왔다고 해 붙여진 지명이다.

전남 영광군 동남면의 순원동마을은 원숭이가 과일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경기 화성시 팔탄면의 신술산(申戌山), 강원 평창군과 강릉시에 걸쳐 있는 ‘곤신봉(坤申峰)’ 등은 원숭이 방위(서쪽) 쪽을 향하고 있어 이름에 신(申)자가 들어가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