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년 4만4500여가구 유입에도 농어업 취업자는 4.5% 감소
ㆍ단순 ‘도시 생활 탈피’ 많아…부족한 제반 여건도 해결 과제
귀농·귀촌 인구의 증가와 함께 다소 둔화되는 듯했던 농림어업인 감소세가 최근 들어 다시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귀농·귀촌자의 상당수가 ‘농업인’으로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9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올해 3분기 현재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149만4000명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취업자수인 160만3000명보다 6.80%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에도 3분기 농림어업 취업자수가 전년 동기 대비 7.02%가 줄었다. 반면 2012년 3분기에는 170만6000명, 2013년 3분기에는 172만4000명으로 농림어업 취업자수가 전년 동기보다 1%가량 늘어났다. 연도별 통계를 봐도 2012년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전년보다 0.91%, 2013년은 0.52%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지난해 말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전년보다 4.46%가 줄어들었다.
2012~2013년 농림어업인구의 감소세가 크게 낮아진 것은 귀농·귀촌 인구의 증가 영향으로 분석됐다.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 귀농·귀촌 가구는 2만7008가구로 전년보다 157.1%나 증가했다. 2013년에는 귀농·귀촌 가구가 3만가구(3만2424가구)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귀농·귀촌 가구가 4만4586가구를 기록하는 등 귀농·귀촌 인구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해 왔다. 농림어업 종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였으나, 실제로는 지난해부터 다시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농림어업 취업자수의 전년 대비 감소율은 2010년(4.97%)에 이어 최근 10년 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귀농·귀촌 이후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인구수가 노년층 종사자 감소분만큼 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귀농·귀촌 인구가 바로 농업에 종사했으나, 현재는 농업 외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염두에 두고 농촌으로 내려간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가장 주된 귀농·귀촌 요인은 ‘농촌의 삶 선호’, ‘도시생활 탈피’였다. ‘농업 등 경제활동’을 위해 귀농·귀촌을 선택했다는 응답자는 그보다 적었다. 주소지는 도시 근교 농촌으로 옮겼지만 직장생활은 도시에서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농업인이 되고 싶어도 부족한 제반 여건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 체계적인 준비 없이 농업에 도전했다가 농촌 공동체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16.38%를 기록했을 정도로 가파른 농지 가격 상승, 비싼 임대료와 텃세 등 어려운 농지 확보 절차도 문제로 꼽힌다.
귀농·귀촌 열풍이 농업계 전반의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강현 농협중앙회 책임연구원은 NH농협조사월보 11월호에서 “귀농·귀촌 정책을 재정 여력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에 맡기지 말고, 정부가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마련해 제대로 정착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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