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활동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아 약 10년간 수감생활을 이어오던 중국 위구르인들이 관타나모수용소에서 석방됐다.
미국 국방부는 대변인을 통해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내 포로수용소에 수감돼 있던 중국 위구르인 3명을 슬로바키아로 이송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로써 군사 훈련에 참여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활동에 연계됐다는 혐의로 수용됐던 위구르인 22명이 모두 관타나모를 떠나게 됐다.
미 국방부는 이번 석방을 미국이 진행하던 관타나모수용소 폐쇄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했다. 2009년 집권 1기 때부터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인권 문제로 국제적 지탄을 받은 관타나모수용소 폐쇄를 공약으로 정하고 계속 추진해왔다. 최근 수용소 폐쇄를 오바마가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8월부터 수감자 11명이 석방됐다.
9·11 테러를 겪은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2002년 1월 위험 죄수들을 구금한다는 명목 아래 관타나모 기지에 수용소를 만들었다. 그러나 2006년엔 유엔까지 나서 수용소 폐쇄를 촉구할 정도로 관타나모 수감자들에 대한 고문, 학대 문제 등이 수용소에서 불거졌다. 수감자들 가운데 다수가 테러와 관계 없는데도 적법한 법적 절차 없이 수감된 것도 문제였다.
미국인 변호사 새빈 윌렛이 쓴 <관타나모 이야기>라는 책 등을 통해 위구르인들은 대표적인 ‘피해자’로 알려졌다. 그런데다 위구르 수감자들에게는 돌아갈 곳이 없다는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대개 아프가니스탄을 여행하던 중 붙잡힌 위구르인들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출신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로부터의 분리자치를 요구하고 있는 위구르인들은 중국에서도 테러범 취급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고문과 사형, 종교박해가 예상된다며 위구르인들을 석방하지 않았다. 2008년 10월 미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이 위구르인 수감자들의 무죄가 입증됐다며 석방 명령을 내렸지만, 이들을 받아들일 국가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 석방은 계속 미뤄졌다. 알바니아, 버뮤다, 팔라우 등 수감자들을 받아들인 지역들도 있었지만, 노르웨이 등 몇몇 유럽 국가들은 수감자 이송을 거절했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코스타리카가 수감자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가 중국의 압력으로 무산되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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