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온난화 탓 제트기류 약화로 북극 ‘극소용돌이’ 내려와
ㆍ미 전역 한파 동사자 속출… 남미선 폭염 탓 열사병·산불
따뜻한 물을 공중에 뿌리면 그대로 눈처럼 얼어붙어 땅에 떨어진다. 안경에도 눈썹에도 하얗게 서리가 엉겨붙었다. 오대호에는 쇄빙선이 등장했고, 나이아가라 폭포는 얼어붙었다. 캐나다와 미국 일대를 강타하고 있는 한파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6일 북부 몬태나주 코머타운의 체감온도가 영하 52.8도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날 체감온도가 영하 34도를 기록한 남극보다도 더 낮은 것이다.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의 최저기온은 영하 31.5도, 시카고는 영하 26.7도, 캐나다 토론토는 영하 25도였다. 미네소타주를 비롯한 오대호 주변 지역에 ‘체감온도경보(wind chill warning)’를 내린 미 기상청은 피부가 노출되면 동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파의 영향으로 이날 체감온도가 영하 50~60도에 이르고, 항공편이 2500편 이상 결항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한파에 따른 사고 등으로 최소 16명이 숨졌다고 BBC는 전했다.
북미를 강타한 이번 한파는 ‘극소용돌이(polar vortex)’ 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극지방의 냉기를 싣고 북극에 머물러야 할 극소용돌이가 캐나다와 미국까지 내려와 강추위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북극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또 다른 공기 흐름인 ‘제트기류’가 극소용돌이의 남하를 막는 방어벽 역할을 하는데, 제트기류가 약해지며 극소용돌이와 함께 강추위가 내려온 것이다. 지난해 3월 북미와 유럽지역을 휩쓸었던 한파도 약해진 제트기류가 북극 냉기의 남하를 막지 못해 일어났다.
이번 강추위가 지구온난화와 관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CNN은 6일 지구온난화가 제트기류의 왜곡을 일으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추위가 단발성 폭풍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닌 만큼 추위가 길어질 수 있다고 CNN은 내다봤다.
반면 여름인 남미 지역에서는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아르헨티나 북부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주의 6일 기온은 50도에 이르렀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도 40도에 육박하는 고온을 기록했다. 100여년 만의 고온이 관측된 아르헨티나에서는 열사병 사망자가 10명을 넘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도 최근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서기도 했다.
폭염으로 칠레 수도 산티아고와 발파라이소 등 칠레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고 현지 일간 산티아고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비가 내리지 않아 칠레 전역이 건조해진 탓이다. 칠레에 고온건조한 상태가 계속되리라는 기상예보에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6일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겨울철에 극지방 성층권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순환하는 매우 강한 저기압성의 흐름 또는 편서풍을 일컫는다. 북극지방의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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