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청년주거단체 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위원장
ㆍ정부 주거안정 대책에 쓴소리…“상한제 도입돼야”

“저소득층 1인 가구가 겪는 주거 문제의 심각성에 주목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임대료 규제는 손을 안 대고 공급만 늘리는 게 과연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청년주거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의 임경지 위원장(27·사진)은 3일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가 전날 내놓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강화방안’이 “정부가 당장 하기 쉬운 정책들만 내세워 발표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청년층을 위해 ‘대학생 전세임대주택’과 ‘리모델링 임대주택’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 위원장은 월세 임대료 규제대책이라는 핵심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적잖은 청년들이 월세를 얻어 생활하는데, 집주인들의 월세 인상과 전세의 월세 전환이 늘면서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달팽이유니온 제공



임 위원장은 청년 주거 문제 해소를 위해 임대차등록제 등 민간 임대시장 규제방안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대차등록제는 집의 규모·임대료 등을 등록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로 임차인들은 정보를 쉽게 확인해 저렴한 집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임대료를 받으려는 임대인은 반발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주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민간 사업자의 반발을 감수하더라도 민간 임대시장에 대한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정부의 주거대책이 ‘보수적’이라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행복주택 입주조건에 ‘취업준비생’을 빼놓은 것은 ‘미취업자에게 집이 생기면 근로의욕이 떨어진다’는 발상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행복주택 입주공고 때 (입주자격이 안되는) 미취업 상태이던 청년이 공고 1주일 후 취업한 경우가 있었다”며 “고용 사정의 불안정성 때문에 청년들이 주거정책의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달팽이유니온 등이 이 문제를 지적하자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은 3일 취업준비생을 올해 안에 입주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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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