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군사전문가 라윤도 교수
파키스탄탈레반(TTP)은 어째서 그토록 잔인한 대규모 테러공격을 지금 이 시점에 벌인 것일까. 라윤도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사진)는 17일 이들의 페샤와르 군 공립학교 테러에 대해 “파키스탄 정부에 세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키스탄 정부가 아무리 소탕작전을 벌여도 현실적으로 탈레반을 모두 제거하기는 힘들며, 이를 확실하게 인식시키기 위한 공격이었다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접경한 파키스탄 북서부는 파슈툰족이 많이 산다. 파슈툰족은 아프간 남부와 파키스탄에 걸쳐 거주하고 있으며, 아프간 쪽 파슈툰족은 과거 탈레반 정권의 지지기반이기도 했다. 이들은 19세기 영국 제국주의 세력에 맞서 싸웠고, 20세기 중반 파키스탄이 건국된 뒤에는 파키스탄 정부에 맞서 싸웠다. 2000년대 이후 아프간 내 미군 점령군과 파키스탄 정부에 저항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올 8월 이후 대대적인 TTP 소탕작전을 벌였으나 결과는 이번 보복테러였다. “지형적·문화적 특성, 파키스탄 군부 내의 알력다툼 등으로 볼 때 파키스탄 정부가 TTP를 소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라 교수는 말했다. 파키스탄의 다른 지역이 세속주의로 나아가고 있을 때조차, 이 지역에서는 반정부 감정 때문에 이슬람 극단주의가 강해졌다.
라 교수는 군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파키스탄 정부의 무능도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파키스탄 군부는 영향력이 크고 분파도 다양한데, 그중 TTP와 밀접한 분파도 있을 것”이라며 “TTP를 진압한다면 일부 분파가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쿠데타와 군부 정권이 반복돼왔으며, 나와즈 샤리프 현 총리가 이끄는 민간 정부는 군부를 통제할 힘이 없다. 최근 미국과 연합군이 아프간 남부에서 철수한 것도 TTP의 준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라 교수는 “파키스탄 정부는 이들을 제압할 능력이 없어 또다시 미국의 지원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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