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인근해는 해적으로도 악명이 높지만, 불법 조업으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불법 어업 손실액이 연평균 3억달러(약 3130억원)에 이른다. 북동부 푼틀란드 자치주는 지난 6월 불법 조업을 ‘국가적 재난’으로 선포하고 군과 해안 경비대를 동원한 불법 어업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 지역에서 한국 트롤어선 4척이 불법 어업을 하다가 적발돼 최근 입항 명령을 받았다.

알자지라는 소말리아 북동부 푼틀란드 자치주 대통령인 압디웰리 알리 가스가 최근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24일 보도했다. 백양 37호 등 어선 4척은 2006년부터 최근까지 불법조업을 통해 약 4000만달러(약 418억원)어치의 수산물을 잡아들였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아프리카 해안 주민들에게 불법 어업은 골칫거리다. 원양어선들이 인근해까지 들어와 무분별하게 조업하기 때문이다. 해양 생태계가 파괴될 뿐 아니라, 주민들이 당장 먹을 생선 등도 씨가 마르게 된다. 하지만 참치, 바닷가재 등 비싼 어종을 잡으려는 대규모 불법 어업은 계속되고 있다.



소말리아 어민들은 불법 조업이 해안에서 3.2㎞ 이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코트디부아르 어선까지 이 지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고 있으며, 이들이 잡은 수산물은 중동의 오만과 이탈리아를 차례로 거쳐 유럽연합(EU) 국가 전역에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시민단체 환경정의재단의 스티브 트렌트 소장은 “불법 조업 어선들은 당국이 감시와 통제를 할 수 없는 나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해적도 통제하지 못하는 소말리아 당국은 불법 어업을 감시할 여력이 없다. 익명의 유엔 관계자는 “불법 어선들이 해적을 막기 위해 무장 경비 요원들을 고용하고 있어, 해상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날 우려도 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입항 명령을 받은 백양 37호는 2012년 아프리카 서부 기니비사우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적발된 적이 있다. EU는 지난해 11월 한국을 예비 불법조업국으로 지정했으며, 내년 1월 불법조업국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