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권을 얻는 과정에서 과테말라 내전 학살 참여 사실을 숨긴 전직 군인이 미국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시민권을 박탈당했다.
과테말라군 특수부대 ‘카이빌’ 출신의 미국 시민권자 호르헤 소사가 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소사는 1982년 과테말라 도스 에레스에서 벌어진 대학살에 가담했으며, 2007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때 학살 가담 사실을 숨긴 혐의를 받았다. 도스 에레스 대학살은 정부군 특수부대가 반정부 게릴라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지역 주민 200여명을 사살하고 성폭행한 사건이다.
소사와 변호인은 그가 이전에 재판에 회부된 적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전직 동료와 생존 주민이 재판정에서 당시 소위였던 소사가 우물에 갇힌 주민에게 총을 쏘고, 휘하 병사들의 성폭행을 방조했다는 점을 증언하자 배심원들이 유죄를 선고했다.
과테말라 내전은 1950년 농부·도시 노동자·원주민을 중심으로 좌파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1950년대 과테말라 정부가 미국 청과물회사 ‘유나이티드 프루트’의 국유화를 시도하자, 미 중앙정보국(CIA)이 군부 내 우파의 쿠데타를 지원한 것이 발단이었다.
1960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내전에 미국과 쿠바 등 외국이 가담했으며, 1996년 평화협정으로 내전이 끝날 때까지 36년간 약 20만명이 사망했다. 특히 독재자 에프라인 리오스 몬트가 집권한 1982~1983년에 원주민 1400여명 등 반정부군 지원을 이유로 학살된 사람이 가장 많았다.
내전 종식 이후 한동안 미뤄지던 대학살 가담자 처리는 2009년 미주기구(OAS) 산하 미주인권법원이 과테말라에 처리 속행을 요구하면서 진척되고 있다. 소사처럼 도스 에레스 학살에 가담한 전직 특수부대원 가운데 지금까지 5명이 과테말라 법원에서 6000~6060년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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