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비판 막으려 SNS 임시폐쇄
3주째에 접어든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연일 사망자가 늘고 있다. 집권 여당에서마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시위 강경대응을 비난하면서, 마두로 위기설까지 거론된다.
로이터통신 등은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24일까지 최소 13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시위의 발단은 치안 문제였다. 지난 4일 대학생들이 대학 내 성폭행 미수 사건에 항의하며 시위를 시작했다. 지난달 전 미스 베네수엘라가 강도에게 살해당해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지만 정부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고, 치안 불안에 대한 분노가 전국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정부는 시위 참가자들을 연행하는 등 강경대응으로 일관, 오히려 기름을 부었다.
지난해 대선에서 마두로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던 미란다주의 엔리케 카프릴레스 주지사 등 유력 야권 지도자들이 가세하면서 이번 시위는 마두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전면적인 싸움으로 번졌다. 경제난에 대한 불만이 더해지면서 마두로는 지난해 4월 집권한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1년간 베네수엘라 물가는 56%나 올랐다. 생필품 공급난까지 빚어져 정부가 소매체인에 가격인하를 명령했을 정도다. 마두로는 이번 시위를 ‘네오파시스트들과 미국의 배후 조종’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상황은 심상찮다. 그의 주장과 달리 학생, 교사, 사업가 등 다양한 시민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산크리스토발 시민 카를로스 알비아레스(39)는 뉴욕타임스에 “우리는 보통 사람이지만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손에 돌을 들고 나섰다”고 말했다.
마두로는 지난 17일 시위대와 공모한 혐의를 들어 미 외교관 3명을 추방했고, CNN 등 미국 방송들이 사태를 악의적으로 보도한다고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대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정작 자국 내에서는 시위를 보도하는 방송 송출을 막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접속을 막는 등 여론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
우고 차베스가 지명한 ‘후계자’였던 마두로는 그 후광 외에 지금껏 스스로 보여준 게 없다.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집권 통합사회당 소속인 타치라주의 호세 비엘마 주지사가 24일 “구금한 시위자들을 집으로 보내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마두로와 마찬가지로 ‘차비스타(차베스의 아이들)’로 꼽히는 비엘마가 정부를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마두로는 야권에 26일 평화회의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카프릴레스는 거부했다. 우크라이나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지만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소요도 그 못잖은 위기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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