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공항 면세점 등서 거둬…결국 탑승객 주머니 터는 셈
ㆍ비항공수익이 전체 60%…일부선 ‘부동산 재벌’ 비판
인천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면세점 등 상업시설 등에서 과다한 임대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서울 노원갑)은 인천공항공사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2014년 공사가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 입점한 상업시설로부터 받은 임대료는 3조6071억원이라고 7일 밝혔다. 상업시설 임대료는 2010년 5984억원, 2011년 7034억원, 2012년 7526억원, 2013년 7757억원, 2014년 7770억원이다. 인천공항 임대료가 높은 것은 인천공항은 동북아의 관문이란 상징성과 지난해에는 4500만명이 이용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성으로 업체들이 과당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임대료를 가장 많이 낸 곳은 호텔롯데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롯데는 3074억원을 냈다. 이어 호텔신라 2477억원, 한국관광공사 543억원 등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앞으로 7∼8년간 인천공항에서 면세점과 식음료, 은행 등을 운영할 새 사업자를 올 초 선정했다. 경쟁입찰로 선정된 면세점 사업자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 엔타스, 시티플러스, 엠스엠이즈듀티프리, 삼익악기 등이다. 이들이 인천공항에 낼 임대료는 1년차인 올해 9260억원이다. 당초 인천공항공사는 6700억원의 임대료를 전망했지만 과당경쟁으로 2500억원이 증가했다. 이들 면세점들이 5년 동안 낼 임대료는 6조4600억원이다. CJ푸드빌 등 5곳의 새 식음료사업자도 지난해 243억원에서 472억원으로 2배 높아졌다. KEB하나, 신한, 우리 등 3개 은행도 지난해 573억원에서 110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공사가 내년에 상업시설로부터 거둘 임대료는 1조원을 훌쩍 넘는다. 공항공사는 이 밖에도 화물터미널과 국제업무지역 등에서도 임대수익을 얻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고 항공운송을 원활하게 해 국민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국가 공기업이다. 그러나 매출의 50% 이상을 임대료로 채우고 있어 일부에서는 ‘부동산 재벌’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실제 인천공항공사의 업무 중에는 부동산 임대업도 포함돼 있다.
공항 수익은 항공기 이착륙료 등 항공수익과 임대료 등 비항공수익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50 대 50의 비율이 균형 잡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비항공수익이 급증하는 추세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1조75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비항공수익은 6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노근 의원은 “과당경쟁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은 인천공항에서 파는 제품가격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며 “실제 인천공항 제품 값은 시중보다 높다”고 말했다.
<박준철·윤승민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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