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임병욱이 12일 고척 LG전 9회말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낸 뒤 동료들로부터 물세례를 받고 있다. 키움히어로즈 제공

 

LG의 두차례 고의사구 작전. 첫번째는 통했지만, 두번째는 스스로 무너지며 패배를 안았다.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LG전에서 키움은 2-2로 맞선 8회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LG 에이스 타일러 윌슨이 내려가고 마운드에 오른 신인 사이드암 정우영이 선두타자 대타 임병욱과 김규민에게 잇달아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이지영은 보내기 번트에 실패했지만 유격수 앞 느린 땅볼로 선행주자를 진루시켰다. 1사 2·3루. LG는 서건창을 거르고 만루작전을 폈다.

타석에 선 제리 샌즈는 리그 유일의 100타점 타자였으나 최근 타격 페이스는 좋지 않았다. 그리고 샌즈가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작전은 보기 좋게 들어맞았다.

추가득점 없이 흘러간 9회말, LG는 다시 실점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이정후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박병호의 중전안타로 1사 1·3루가 됐다.

다시 최근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인 김하성을 걸렀다. 이번엔 무사에 만루 작전을 폈다. 투수를 송은범으로 교체했다. 마무리 고우석을 아끼고 최근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좌타자를 상대할 때 재미를 본 송은범에 승부를 걸었다.

키움의 타순은 대타 송성문-임병욱-김지수 순이었다.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선수들이라 승부해 볼만 했다. 송성문을 루킹삼진 처리하면서 LG의 작전이 한 번 더 맞아들어가는 듯 했다.

임병욱을 상대로도 송은범은 먼저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를 만들었다. 스트라이크 하나만 더 잡으면 투아웃에 김지수와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제구가 흔들리며 LG의 시나리오는 물거품이 됐다. 낮게 제구하려던 변화구가 잇달아 땅에 바운드됐다. 포수 유강남이 몸을 날려 뒤로 빠질뻔한 공을 잡아냈다. 하지만 ‘볼’카운트는 점차 늘어났고, 결국 끝내기 밀어내기 결승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키움은 5연승을 달리며 선두 SK와의 승차를 3.5경기로 유지했다. LG는 2연패에 빠졌다.

고척|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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