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키움의 경기. 11회말 끝내기 홈런을 친 한화 제라드 호잉이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평생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될 것 같다.”

한화 제라드 호잉이 자신의 야구인생 사상 첫 끝내기 홈런으로 연장 접전을 벌인 팀에게 연승을 선물했다. 한화는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연장 11회말 1사 후 터진 호잉의 끝내기 솔로 홈런에 힘입어 5-4 승리를 거뒀다.

키움이 전날에 이어 1회부터 점수를 냈다. 선두타자 이정후가 우익수쪽 2루타로 출루한 뒤, 1사 후 김하성의 좌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그러나 한화가 3회 역전에 성공했다. 2사 1루에서 오선진이 우익수쪽 날카로운 2루타로 2·3루를 만들었고, 호잉의 우전적시타 때 주자들이 모두 홈으로 들어와 2-1이 됐다.

이후 일진일퇴 공방전이 이어졌다. 키움이 4회초 볼넷 2개와 안타 하나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송성문의 1루수 앞 땅볼을 한화 1루수 이성열이 백핸드로 잡으려다 그대로 외야로 흘리며 다시 키움이 3-2로 앞섰다. 한화는 4회말 이성열의 중전안타와 도루, 김회성의 좌전 적시타로 3-3 동점을 이뤘다. 6회초 키움이 2사 3루에서 서건창의 1루수 앞 내야안타로 다시 한 발 앞서자, 한화는 6회말 2사 후 이성열의 솔로홈런으로 다시 4-4 동률을 이뤘다.

7회부터 양 팀은 불펜 싸움을 벌였고, 승부는 연장까지 이어졌다. 키움이 10회초 먼저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임병욱이 우익수쪽 2루타로 출루한 뒤 장영석이 몸에 맞는 공, 송성문이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지영이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 키움의 기회는 무위로 끝났다.

키움은 9회 2사 후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조상우를 11회까지 올리는 강수를 뒀다. 시속 150㎞의 강속구를 연신 뿌려대는 조상우를 상대로 한화 타자들이 연거푸 범타로 물러나 한화가 승기를 잡기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승부는 단 한 방에 끝났다. 11회말 1사 후 호잉이 조상우의 초구 시속 155㎞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아치를 그려냈다. 호잉의 한국 무대 첫 끝내기 홈런이자 자신의 야구 인생 첫 끝내기 홈런이 나왔고 한화는 2연승에 성공했다.

호잉은 이날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호잉은 경기 후 “미국에서도 끝내기 홈런은 쳐 본 적이 없다. 매우 흥분됐다”며 “상대 투수의 빠른 직구를 대비하며 타석에 들어선 게 주효했다. 조상우를 상대하며 부담감을 느끼기보다는 즐기겠다는 마음으로 상대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연장 11회초 한화의 8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김종수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한화는 2연승을 달리며 위닝시리즈를 확정했고, 키움은 3연패에 빠졌다. 키움은 외인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이 왼쪽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며 6회 타자를 상대하던 도중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바람에 걱정거리를 하나 더 안게 됐다.

대전|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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