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범수(왼쪽)와 김민우.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의 동갑내기 투수 좌완 김범수(24)와 우완 김민우(24)에게는 나이 외에도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김범수가 2015시즌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 김민우가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아 입단할 정도로 둘은 한화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투수다. 둘 다 군면제 판정을 받을 정도로 큰 부상을 입은 전력도 있다. 그리고 프로 5년차를 맞은 2019시즌 한화의 약점인 국내 선발진에서 제 몫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지난 14일 대전 키움전을 앞두고 두 선수에 대해 “한화에 감독으로 부임할 때부터 두 선수가 한화의 미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뿌리는 왼손투수라는 뚜렷한 장점이 있다. 김민우 역시 189㎝·105㎏라는 다부진 체격을 바탕으로 묵직한 속구와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다.

이 둘은 나란히 한화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다. 다만 둘의 활약이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한화는 외인 선발 2명과 장민재를 뺀 나머지 선발 두 자리의 적임자를 오랫동안 찾지 못했다. 김민우와 김범수는 다른 선발 후보들보다 빼어난 모습을 선보여 자리를 차지했다기보다는 다른 후보들의 부상과 부진 탓에 기회를 잡은 경우다.

성적은 조금 들쭉날쭉하다. 김민우는 14일 선발등판해 5.2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누렸지만 바로 전 등판인 8일 문학 SK전에서는 2.1이닝 12실점(7자책)으로 부진했다. 김민우의 앞 순번에 나선 김범수는 12일 잠실 LG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그럭저럭 제 몫을 했지만 7일 문학 SK전에서 4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삼진(23개)과 거의 맞먹는 볼넷 개수(18개)에서 보듯 제구력 난조를 아직 극복하지 못했다.

한용덕 감독은 “아직 밸런스가 조금씩 흔들리는 것 같다. 둘다 경험도 부족할뿐 아니라 자기 공에 대한 믿음도 완벽히 갖지 못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한 감독은 “아직 두 선수가 완전히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충분히 선발로 자리잡을만한 자질을 지녔다”며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본다. 자신감을 갖고 던지라고 주문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우와 김범수도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있다. 14일 경기 후 만난 김민우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는 것 잘 알고 있고, 좋은 생각도 하려고 애썼다”며 “감독님 말씀에 따라 화가 나면 그대로 표현하려고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기생인 김범수와 올 시즌 함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각오도 다졌다. 김민우는 “입단 때부터 범수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보자는 이야기를 해왔다. 언젠가는 이룰 수 있지 않겠냐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조금씩 임시 선발로 기회를 잡아왔던 김범수가 올해는 선발 로테이션에 들면서 함께 선발로 활약할 첫 적기를 잡았다.

대전|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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