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강률(왼쪽)과 곽빈. 두산베어스 제공·이석우 기자

 

지난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도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지만, 두산에겐 여전히 불펜이 고민거리다.

정규시즌 막바지와 단기전에서는 선발 이용찬과 이영하를 고비 때 불펜에 올리는 방법이 통했지만 정규시즌 장기전에는 선발만큼이나 불펜이 안정감있게 돌아가야만 한다. 올해 대권에 도전하는 두산은 스프링캠프 불펜 강화 밑그림 그리기에 나선다.

두산은 지난 시즌 초반 마무리를 함덕주에서 이형범으로 바꾸는 변화를 줬다. 양의지(NC)의 FA 보상선수였던 이형범은 두산에서의 첫 해 19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 역할을 해냈다. 두산은 올해도 이형범을 마무리로 쓸 계획이다.

관건은 이형범이 마무리로서의 두번째 시즌을 얼마나 요령있게 잘 버텨나가느냐다. 이형범은 지난해 67경기에 등판해 61이닝을 던졌다. 지난해 두자릿수 세이브를 거둔 투수들 중 출전 경기수가 가장 많았고, 20세이브 이상 던진 투수 6명 중 이형범보다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LG 고우석(71이닝)뿐이다.

이형범은 두산의 불펜 운용 특성상 주자가 누상에 있는 가운데 등판했던 때도 많았다. 이형범이 등판했을 때 누상에 선 주자의 합은 총 48명. 한 달 정도 중간계투로 섰던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마무리투수들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정규시즌 막판에는 힘에 부치는 듯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18년 마무리 함덕주도 지난해에는 다소 힘에 부친 듯 기복을 보였다. 이형범이 얼마나 겨우내 착실히 몸을 만들었을지에 따라 두산의 불펜 운용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그럼에도 희망 또한 존재한다. 지난해 이형범이 함덕주가 흔들린 자리를 메웠다면, 올해는 불펜 자원에 합류할 얼굴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건 우완 김강률과 곽빈의 합류다. 시속 150㎞의 묵직한 공으로 한 때 마무리를 맡았던 김강률과 2018년 데뷔 첫 해 불펜에서 당찬 모습을 보였던 곽빈이 올해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김강률은 지난 28일 두산이 발표한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지난 15일 구단 시무식에서 김강률을 ‘올 시즌 키’로 꼽기도 했다. 곽빈도 연내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두 투수 모두 불펜에서 핵심 요원 역할을 했기 때문에 건강만 되찾는다면 두산은 한결 두터운 불펜진을 꾸릴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화수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두산이라면 그간 눈에 뜨지 않았던 새 얼굴을 올해 불펜에 선보이리란 기대를 하게 한다. 선수단 본진에 앞서 14명이 지난 23일 두산의 1차 훈련지인 호주로 향했는데, 여기에는 불펜 경험이 많은 권혁과 김강률, 윤명준 외에 우완 채지선, 박종기, 좌완 김호준 등이 가세해 일찍이 몸만들기에 나섰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