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이석우 기자

 

2020시즌을 앞둔 FA 시장은 1년 전처럼 얼어붙었다. 지난해 12월에는 LG가 내부 FA 3명과 계약한 것 외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지난해 정규시즌의 부진과 한국시리즈의 활약, 두산의 우승을 경험하며 다사다난한 때를 보냈던 내야수 오재원(35)도 일단 FA 계약은 해를 넘기게 됐다. 두산과의 협상에서 세부사항 조율만 남겨놓은 가운데, 오재원은 연초 미국으로 출국해 다시 더그 래타 코치를 찾아 새 시즌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팀 단위 단체 훈련이 금지된 ‘비활동기간’인 1월초, 오재원은 2018~2019년에 이어 다시 한 번 미국을 찾아 래타 코치와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백업 요원이던 저스틴 터너(LA 다저스)를 주전급 타자로 성장하도록 돕는 등 성과를 내 ‘재야의 타격 고수’로 떠오른 래타는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적잖은 KBO리그 타자들이 찾아가 강습을 요청할 정도로 ‘인기 지도자’가 됐다.

지난해엔 팀 동료였던 오재일과 정진호도 오재원과 동행했다. 그러나 지난해 리그 흐름이 ‘투고타저’로 바뀐 가운데 래타를 찾아간 선수들이 여럿 타격 부진에 빠지며 열풍은 사그라들었다. 정진호가 2차 드래프트로 한화로 이적한 가운데, 올해 두산에서는 오재일은 동행하지 않고 오재원만 3년째 강습을 받으러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원은 이미 지난해 시즌을 마칠 때부터 래타를 다시 찾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었다. 비록 지난해 데뷔 후 가장 낮은 타율 0.164에 그쳤지만, 래타와의 강습 뒤 처음 치른 2018시즌에는 타율 0.313, 15홈런으로 개인 최고 성적을 세웠던 전례가 있다. 타격에서 자신이 부족한 점을 더 채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배워야한다는 지론도 다시 한 번 미국행을 결심한 계기가 됐다. 오재원은 올해는 래타와의 보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통역을 구하는 데도 전보다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원이 개인 훈련을 떠난 동안 두산은 오재원 측 에이전트와 계약 세부사항 조율에 나선다. 두산 관계자는 “협상은 잘 진행되고 있다. 세부사항은 더 논의해야 하지만, 큰 틀에서는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상태”라고 말했다. 2007년 두산에서 데뷔했고 2015·2018~2019년 등 주장을 맡았다는 점, 팀 이동이 거의 없는 이번 FA 시장의 흐름 때문에 오재원의 두산 잔류는 유력시되고 있다.

선수가 해외에서 개인 훈련을 하는 동안 구단과 에이전트가 협상을 진행하는 풍경은 이제 낯선 광경이 아니다. 두산과 오재원의 FA 협상도 이런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협상속도가 갑자기 급물살을 차지 않는 이상, 오재원이 FA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건 1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