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연합뉴스

 

2020년이 밝아오기 전 류현진(33·토론토)을 비롯한 메이저리그 FA 대어급 투수들은 대부분 계약을 마쳤다. 빅리그 에이스급으로 분류되지 않는 김광현(32·세안트루이스)과 조쉬 린드블럼(33·밀워키) 등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투수들 역시 새 팀을 찾았다.

반면 메이저리그 FA 외야수들의 계약 소식은 늦다. 계약을 남겨둔 주요 FA들은 내야수 조쉬 도널드슨, 우타 외야수인 니콜라스 카스테야노스, 마르셀 오즈나, 야시엘 푸이그 등이다. 이들 외에도 아직 FA 시장에 남은 외야수들은 다른 포지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김재환(32)과 추신수(38·텍사스)의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FA 외야수들의 행선지가 이들의 다음 시즌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쪽은 김재환이다. 2019 프리미어 12에 참가한 야구 대표팀 일원으로 ‘등록일수 60일’에 해당하는 혜택을 받고 해외진출 자격 요건을 채워 ‘전격적으로’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섰지만 계약 및 협상 소식이 잠잠하다. 한국시간으로 1월6일 오전 6시 안에 계약을 마쳐야하지만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원소속팀 두산도 깜짝 놀랐을 정도로 김재환이 미국 진출을 전격 결정했다는 점, 그래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김재환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 계약에 불리한 요인으로 꼽혔다. 구단들이 미국 무대에서의 활약 여부에 물음표가 붙은 김재환보다는 주전으로 투입가능한 외야수 FA에 먼저 관심을 가지리란 점도 악재로 꼽혔다.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카스테야노스, 오즈나 등의 행선지가 윤곽이 나오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김재환에 대한 관심도도 떨어지고 있다. 포스팅 마감을 나흘 정도 앞둔 2일 들려온 소식은 김재환의 처지를 대변해준다. 마이애미가 김재환에게 관심을 표해 에이전트 측에 지난달 중순 관련 영상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마이애미가 최근 왼손 외야수 코리 디커슨을 2년 1750만달러에 영입하기로 하면서 김재환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는 소식이 잇달아 전해졌다. 김재환은 구단들의 관심에서 밀려난 모양새로 포스팅 마감시한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팀내 주전으로 자리잡은 추신수의 처지가 김재환과 같을 수는 없지만, 추신수 역시 외야수 FA들의 움직임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카스테야노스, 오즈나 등의 유력 행선지로 추신수의 소속팀 텍사스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는 주전 외야수였던 노마 마자라를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하면서 외야 한 자리가 비어있다. 다만 외야수 한 명이 텍사스에 가세한다면 추신수, 조이 갈로, 윌리 칼훈 등과 코너 외야수, 지명타자 자리를 나눠 맡아야 할 수 있다. 카스테야노스의 경우 외야 수비가 빼어난 편이 아니라 텍사스가 로테이션 기용을 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지난해 24홈런을 친 추신수가 주전 자리를 내주진 않겠지만, 수비가 불안하고 나이가 많다는 약점이 있어 입지를 굳건히 유지하리라 장담할 수만은 없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