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합류 전 개인 훈련은 물론 ‘특별 과외 공부’까지
오키나와·괌으로 몰려…구단도 항공비 지원 등 반기는 눈치

12월과 1월은 프로야구 팀 단위 활동을 하지 않는 ‘비활동기간’으로 불렸지만, 이제 선수들에게는 활동의 시간으로 자리잡았다.

연초부터 팀 단위 스프링캠프를 하던 문화가 2017년 이후 바뀌면서 12~1월의 몸 만들기는 선수들 개인의 몫이 됐다.

팀 단위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전 선수들이 해외 훈련을 택하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낯선 광경이 아니다. 새해 새로운 팀에서 첫 시즌을 보내게 되는 류현진(토론토)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개인 훈련에 들어갔는데, 해가 바뀌기 전 FA 계약을 마무리한 정우람(한화)과 송은범(LG)도 함께 오키나와로 향했다.

류현진을 뺀 4명은 SK에서 함께 뛰었고, 류현진은 송은범의 동산고 후배다. 이들 4명은 아예 같은 숙소를 쓴다.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긴 정진호(한화)와 새해 부활을 다짐하는 구자욱(삼성)도 오키나와를 개인 훈련 장소로 잡았다.

괌으로도 선수들이 몰린다. 팀 단위 훈련을 할 만한 시설이 많지 않지만, 인천에서 비행기로 5시간 안팎 거리인 괌은 따뜻한 날씨에 몸을 만들기 좋은 환경을 지니고 있다. SK의 주축인 최정, 한동민, 김성현에 두산의 박세혁, 이용찬, 김강률 등이 괌을 택했다. 지난해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한 시즌을 쉬었던 한화 유격수 하주석도 괌에서 담금질에 돌입했다. 박세혁은 지난해에도 괌에서 일본의 전설적인 포수 아베 신노스케 요미우리 2군 감독과 합동훈련을 했는데, 올해는 선수에서 지도자로 변신한 아베에게 조언을 받으며 훈련을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해 말 포스팅 기간에 이미 미국에 도착해 개인훈련 중이던 김재환(두산)은 포스팅 종료 후에도 미국에 남아 개인 훈련을 진행 중이다. 아직 FA 협상을 마무리짓지 않은 오재원은 재야의 타격 고수로 알려졌던 더그 래타 코치를 다시 찾아갔다.

이밖에 2월 시작하는 팀 스프링캠프에 앞서 1월 중순이나 후반, 스프링캠프 장소를 미리 찾아 개인 훈련을 개시하는 선수들도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도 어차피 스프링캠프 출발 때 지불해야 할 출국 항공비를 미리 지불하는 셈치고 선수들의 이른 출국을 지원하며 반기고 있다.

국내에서의 개인 훈련도 보편화되고 있다. 한화와 FA 협상 중인 김태균이나 LG 김민성, 차우찬 등 지난해 해외에서 개인 훈련을 하던 선수들 중 올해 국내 훈련을 택한 선수들도 여럿 있다. KT 강백호는 수원 집을 두고 서울 강남에 따로 방을 얻어 몸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홈구장을 찾아 웨이트트레이닝 시설에서 몸을 만드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비록 한국의 바깥 날씨는 춥긴 하지만, 선수들이 훈련할 실내 시설이 국내에도 갖춰져 있어 효율성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야구는 벌써 뜨거워지고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