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터너(왼쪽)와 더그 래타 코치, 더그 래타 트위터 캡처

 

지난해 연초부터 봄까지 KBO리그에서 화두가 됐던 이름 중 하나는 ‘더그 래타’였다.

류현진의 LA 다저스 동료였던 저스틴 터너가 래타와의 개인 훈련 뒤 타격폼을 바꾸고 백업 선수에서 중심타자로 떠오른 얘기는 몇 년전부터 알려졌다. 이밖에 래타 코치의 여러 성공사례와 그의 이론이 한국에서도 각광받았고, 지난해 스프링캠프에 앞서 그를 찾는 한국 선수들이 여럿 나왔다. 일찍이 래타 코치와 훈련했던 오재원을 비롯해 두산 동료였던 오재일, 정진호(한화), 황재균(KT), 그리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NC 나성범에 키움 임병욱, 롯데 김동한 등 다양한 선수들이 래타 코치를 찾았다.

래타 코치는 개막 이후 다시 한번 회자됐다. 래타 코치를 찾았던 선수들이 시즌 초반 부상이나 부진 등에 시달리면서다. 예상치 못한 무릎 부상 탓에 시즌을 접은 나성범의 경우를 빼고서라도 오재원과 정진호, 임병욱 모두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지는 못했다. 여름부터 상승세를 탔던 오재일도 5월까지는 타격감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이 때문인지 올해는 래타 열풍이 사그라들었다. 2018년 래타 코치와의 강습 이후 커리어 하이를 보냈던 오재원은 다시 래타 코치를 찾았지만 다른 선수들은 올해 또다른 길을 택했다.

래타 코치의 가르침이 효과가 없는게 아니냐는 추측과 별개로, 선수들은 “래타 코치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해왔다. 다만 개인 훈련 장소로 굳이 해외를 택하지 않는 흐름과 함께 바뀐 해 KBO리그 수강생들은 눈에 띄질 않는다.

국내 선수들에게 익숙한 타격 메커니즘과 래타 코치가 강조하는 바에 차이가 있어 선수들이 적용에 애를 먹었던 게 아니냐는 분석도 흐름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미국 타자들은 최근 타격 포인트를 몸통에 두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한국 타자들은 대개 몸통보다 앞쪽(마운드쪽)에 타격 포인트를 잡는 데 익숙하다”며 “래타 코치의 이론을 한국 선수들이 실제 적용하는 것은 미국 선수들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래타 코치는 타석에 섰을 때 손의 위치를 몸통쪽으로 낮게 두고, 몸통 회전보다는 중심이동을 통해 타구를 멀리 보내는 것을 골자로 삼고 있다. 래타 코치가 이같은 이론을 선수들에게 주입시켜 획일화하는 지도자는 아니지만, 단기간에 한국 선수들이 적용해 체득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