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이 정부와 반군 지도자의 회담으로 내전을 끝낼 수 있게 될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끝내 성사시키지 못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남수단의 평화를 끌어낼 수 있을까.

남수단을 방문중인 케리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이 반군을 이끌고 있는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과 이르면 다음주에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대면 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케리는 에티오피아 총리가 회담 중재역할을 맡을 것이며, 휴전 협정 실시와 과도 정부 구성이 주된 화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이 2일 남수단 수도 주바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주바|AP연합뉴스



케리는 키르의 동의를 얻어내기 전에 마차르가 전화통화를 통해 이미 대면 회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키르에 대해서는 “폭력 사태를 끝내고 정전 협정을 얻어내는데 열린 태도를 보였다”고 평했다.

케리는 남수단의 정부-반군 지도자간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날 수도 주바를 사전 예고없이 긴급 방문했다. 케리는 “마차르와 키르의 만남은 정전 협정을 이끌어낼 수 있기에 중요하며, 실제로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FP통신은 케리가 키르와 마차르를 겨냥한 제재를 언급하며 “미국 정부가 키르와 마차르에게 실망했다”고 말하며 협상을 이끌어냈다는 당국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미국은 지난 2011년 남수단이 수단에서 독립할 당시 수십억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금을 수단에 냈다.

반군의 쿠데타로 지난해 12월 시작된 내전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최근에는 반군이 민간인 200여명을 사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유엔과 구호 단체들은 남수단 지역의 기근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이미 수천명이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지금까지 최소 120만명이 집을 잃고 피난길에 나선 상태다. 올해 초 정부와 반군 측은 에티오피아에서 정전 협상을 벌였지만 아무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당시엔 키르와 마차르가 직접 협상에 나서지 않았다. 이번 협상이 성사되면 두 지도자는 내전 후 처음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