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검찰이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위한 이 대표의 출석을 두고 보름째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이 대표가 정기국회 일정을 이유로 들며 출석을 미루자 검찰이 이 대표를 대면 조사하지 않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을 가결해달라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수원지검은 6일 언론에 “이 대표 측 변호인으로부터 (오는) 12일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검찰에서는 이 대표가 앞서 2회 불출석한 바 있고 단식으로 피해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늦더라도 금주 중 7~9일 피의자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출석 요구를 했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김남준 민주당 대표실 부실장은 “조율 중으로 보면 된다”며 “(검찰이) 7~9일에 오라는 거면 정기국회하지 말라는 말 아니냐”고 말했다. 7일과 8일에 있는 국회 대정부질문 등의 일정에 이 대표가 참석해야하기 때문에 출석에 응할 수 없고, 예정된 본회의가 없는 주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로부터 대북송금 의혹 관련 출석 요구를 지난달 23일 받은 이후 출석 일정을 두고 줄다기리를 하고 있다. 검찰이 지난 8월23일 ‘8월30일 출석’을 요구하자 이 대표는 ‘8월24일 출석’을 주장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지난 8월28일에는 이 대표가 ‘9월 정기국회 본회의가 없는 주간’에 출석하겠다고 하자 검찰이 ‘9월4일 출석’을 요구했다. 이에 이 대표는 ‘9월4일 오전 2시간 조사 후 다음 주(11~15일) 추가조사’를 요구했으나 검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에도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일정이 조율되지 않는다면 검찰이 이 대표를 대면 조사하지 않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검찰은 지난 4일 이 대표에게 “끝내 2회 연속 불출석한 결과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요구한 7~9일 출석에 이 대표가 응하지 않으면 3회 불출석했다는 이유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실제로 검찰이 오는 11~15일 중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며칠 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이달 내 체포동의안 표결이 현실화한다. 대정부질문 이후 9월 본회의는 여·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된 18일과 20일에 열리고, 이후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21일에 잡혀 있다. 필요하면 25일에도 본회의를 열 수 있도록 해놨다.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면 그 다음 열리는 첫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이 보고되고, 그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이 진행된다.
이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이후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체포동의안 관련 공개 발언은 줄었다. 그 사이 친이재명계는 이 대표 동정론을 부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체포동의안 부결 여론이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이 사실상 번복되고 체포동의안이 실제로 부결되면 민주당은 방탄 프레임에 공고히 갇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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