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하워드는 필라델피아 팬들이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존재다. 2000년대 말 팀의 전성기를 함께 한 거포였지만, 그의 부진과 함께 팀의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존재감이 남달랐던 그가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하워드는 5일 선수들이 직접 글을 기고하는 형태의 매체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고마워요, 필리’(Thank you, Philly)라는 제목의 글로 은퇴 의사를 밝혔다. 필리는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의 팀 명(필리스)이자 ‘필라델피아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하워드는 2004년 9월1일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 순간을 자세히 적은 뒤 “눈 깜빡할 정도의 시간 같았다. 2004년 9월이 갑자기 2018년 9월로 바뀌었다”며 “나는 공식적으로 야구계 은퇴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2006년 올스타전 홈런 더비 우승, 2008년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 순간에 대해 적어내려간 뒤 “여러 흥미진진한 일들이 있었다. 꿈같은 일들이 이뤄졌다”고 했다.
그 때 하워드는 팀의 호성적과 함께 전성기를 누렸다. 2006년에는 58홈런·149타점으로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자리에 올랐고, 이후 2009년까지 45개 이상 홈런, 130개 이상의 타점을 매해 기록했다. 필라델피아는 리그 동부지구의 강호로 발돋움했고 28년만에 월드시리즈에도 우승했다. 2009년에도 월드시리즈에 올라 당시 함께 뛰는 박찬호가 처음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 4월, 5년간 총 1억2500만달러의 연장 계약을 맺은 뒤 그해 8월 발목 부상을 당했다. 이후 그의 성적도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0년 31홈런, 이듬해 33홈런을 친 뒤 다시 30홈런 고지에 오르지 못했다. 2000년대 말 리그 패권을 쥐락펴락했던 필라델피아도 그 시기 침체가 찾아왔다. 2012년부터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필라델피아의 부진 원인 중엔 ‘하워드에게 쥐어준 고액의 연봉’이 빠지지 않았다.
하워드는 지난해 콜로라도와 애틀랜타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며 재기를 노렸지만, 총 27경기에서의 타율이 2할에도 못미치며 결국 은퇴에 이르게 됐다. 공교롭게 하워드가 은퇴를 선언한 해, 그가 2016년까지 총 13시즌을 뛰었던 필라델피아는 7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각본은 없다 > 다이아몬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5일]사상 첫 ‘선발’ 유희관 ‘구원’ 장원준의 계투…두산 더 빛냈다 (0) | 2018.09.14 |
---|---|
[9월5일]두산에 '8승' KIA, 김기태 "다른 팀에도 강해야지…" (0) | 2018.09.14 |
[8월16일]2연전 레이스, '이동거리'보다 '기세와 전력' (0) | 2018.09.09 |
[8월16일]'3안타' 최항 "잘 하고 있다는 말에 힘을 얻어요" (0) | 2018.09.09 |
[8월16일]최지만, 5일만에 타점, 20일만에 멀티 안타 (0) | 2018.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