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올림픽 본선 10회 연속 진출 금자탑을 세웠다. 남·녀 올림픽 핸드볼 통틀어 최다 연속 출전기록으로, 다른 단체 구기 종목들과 비교해봐도 눈에 띄는 업적이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29일 중국 안후이성 추저우에서 끝난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핸드볼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5연승으로 1위를 차지하며 본선행 티켓을 거머줘었다. 한국은 앞선 4경기를 내리 이긴 뒤 마지막날 대회 홈팀이자 최대 난적인 중국을 맞이했으나, 전반을 17-8로 넉넉히 앞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끝에 32-20 승리를 거뒀다.
풀리그를 벌인 6개국 중 1위팀에만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을 한국이 따내면서 여러 기록이 작성됐다. 우선 한국 여자핸드볼은 단체 구기 종목들 중 가장 먼저 도쿄 올림픽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면서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도 성공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 출전하며 세운 이 기록은 올림픽 남·녀 핸드볼 사상 최다 연속 진출 기록이다. 남자 핸드볼에서는 스페인이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기록을 보유했으나, 2016 리우 올림픽 본선에 탈락해 기록이 끊긴 상태였다.
다른 단체 구기 종목으로 범위를 넓혀도 올림픽 10회 연속 진출 기록은 흔치 않다. 올림픽 최강자로 군림했던 미국 남·녀 농구 대표팀도 연속 출전 기록은 10회가 최다다. 도쿄 올림픽 진출권을 따면서 10회를 채웠지만, 1980 모스크바 올림픽에 보이콧한 탓에 기록이 생각보다 길지는 않다. 비슷한 맥락에서 올림픽 최강국으로 군림했던 러시아 역시 LA 올림픽에 불참한 탓에 단체 구기종목 연속 출전 기록을 길게 잇지 못했다.
남·녀 축구에서는 10회 이상 연속 진출한 팀이 없다. 연령대가 제한돼 있고 월드컵보다 참가국 숫자가 적어 브라질 같은 강팀도 출전하지 못한 대회가 있었다. 놀랍게 남·녀 축구 통틀어 올림픽 최다 연속 출전 기록을 갖고 있는건 한국이다. 2016 리우 올림픽까지 8회 연속 진출했고, 도쿄에도 진출하면 횟수가 9회까지 늘어난다. 월드컵은 빠짐없이 출전했던 브라질의 최다 연속 올림픽 기록은 5회다.
브라질은 그 대신 배구에서 눈에 띄는 올림픽 연속 출전 기록을 세웠다. 남자 대표팀은 1964 도쿄 대회부터 15회 연속, 여자 대표팀은 1980 모스크바 때부터 11회 연속 올림픽에 진출했다. 인도 남자 하키 대표팀은 1928 암스테르담 대회부터 2004 아테네 대회까지 18회 연속 올림픽에 진출한 기록을 세웠다.
한국 여자 핸드볼보다 긴 기록들이 몇몇 있긴 하지만, 단체 구기 종목 기준 10회 이상 올림픽에 연속 진출한 나라는 10개국이 채 되지 않는다. 이처럼 보기 힘든 기록을 세운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이제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12년만의 메달과 1992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28년만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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