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8일]“수도권고속철도, 완공 앞당기려 안전점검 없이 터널기둥 깎아내”

ㆍ국토위 안호영 의원, 국감서 밝혀
ㆍ안전공간 침범 지적에 무리한 공사

서울 수서발 수도권고속철도(SRT) 터널 구간 내 중앙기둥이 규정 이상으로 철로 쪽으로 치우쳐 설치돼 열차 운행 시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안전진단 전문기관의 검토 없이 기둥을 깎아낸 사실도 확인됐다. 연내 개통을 목표로 공기를 앞당긴 탓에 무리한 공사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받은 지난 6월 국토교통부의 수도권고속철도 감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 3~4월 점검 시 공사 구간 1-2공구와 5공구 중 중앙기둥 92개가 ‘건축한계’를 3~30㎜ 정도 침범한 점이 발견됐다. 건축한계는 열차의 안전 운행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공간으로 국토부령 철도건설규칙은 철로 중심을 기준으로 좌우 각 2.1m의 건축한계를 두도록 하고 있다. 건축한계 내에 구조물이 있으면 운행하는 열차와 부딪쳐 사고가 날 수 있다.

보고서는 이 중 1-2공구의 경우 중앙기둥을 건축한계 밖으로 빼기 위해 안전진단 전문기관의 검토 없이 5~25㎜ 정도 깎아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술지원 감리원이 이론적 검토를 수행하긴 했지만 현장점검이나 시행 등을 통해 현재 시공 상태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무리한 시공은 수도권고속철도의 완공시기를 앞당긴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말 당초 수도권고속철도가 정상 공기를 적용하면 2018년 2월에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봤으나, 공정 단축을 통해 올해 12월 개통으로 앞당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여기에 국토부는 개통시기를 올해 상반기로 맞출 것을 요청해 8월 개통이 추진됐으나 지난 3·4월 터널 내에 50·30m 균열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개통이 연말로 연기됐다. 공사기간 중 8건의 사고로 사상자 11명이 발생하기도 했다. 안호영 의원은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다 터널 기둥을 깎는 코미디 같은 일이 연출됐다”며 “개통시기를 맞추는 것만큼 안전한 공사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