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부산 KBS부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후보. 부산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24일 부산·울산·경남지역 TV토론에선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1·2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맞붙었다.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향해 “토건세력의 개입을 어떻게 모를 수 있었느냐”며 비판하자,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조선일보의 논리에 공감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부산 KBS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10차 TV토론회에서 이 지사에게 “여러 해 동안 (대장동 개발사업을) 모범적 공영개발이라고 했는데 며칠전 토론회 때는 ‘국민의힘 게이트’이자 ‘토건비리’로 새롭게 규정했다”며 “수년동안 토건비리를 몰랐다는데 국민들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 지사는 “최초에 사업 부지를 매입했던 토건세력이 구속돼 공중분해된 줄 알았다”며 “3개 금융권 컨소시엄 뒤에 토건세력이 숨어있었는데 지난 17일 KBS 보도 뒤에 알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후 자신의 질문 기회가 오자 이 전 대표에게 “1억짜리 회사가 500억원을 조달해 250억원을 남기면, 수익률이 50%냐, 250배냐”고 물으면서 “화천대유(화천대유자산관리)의 수익을 11만배라 주장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1만배가 아니라 1100배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이 “대장동 개발사업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가 지분을 보유한 법인 천화동인 1~7호가 3억원을 투자해 3400억원을 배당받았으므로 1100배 이득을 봤다”고 주장했으며, 이 주장을 이 전 대표가 그대로 인용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 지사 측은 화천대유가 투자자문회사 킨앤파트너스로부터 약 400억원을 빌렸고 이를 투자했으므로, 수익률이 1100배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 보고 있다.

이를 두고 이 지사는 마무리 발언 때 “제가 이낙연 후보에게 투자수익률을 물어보는 이유는 국민의힘과 조선일보에 공감하는 것 같아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고, 이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문제가 국민의힘 게이트라 믿으시면 국민의힘을 파헤치고 야단쳐주기 바란다”고 응수했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18세까지 월 10만원, 5세까지 월 10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아동수당 확대’ 정책을 두고 “가난한 사람에게 두텁게 지원하자면서 왜 아동수당은 부자들도 다 주느냐”고 물었다. 이 전 대표는 “아동수당이 원래 이렇게 지급된다. 개념을 호도하지 말라”고 했다.

득표율 3위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함께 공격하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추 전 장관은 이 지사의 측근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최근 투기 의혹을 받고 캠프에서 물러난 데 대해 “가족법인까지 내세운 방식에 국민들이 상당한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경기연구원장 취임 당시 도 의회에서 도덕성·재산검증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다”면서도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4·7 재·보궐선거 후 민주당 초선의원 5명이 “조국 사태와 추(미애)-윤(석열 전 검찰총장) 갈등 때문에 패했다”고 성명을 낸 것을 두고 “배후에 이 전 대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처음 들었다. 5명의 의원 중 다수는 이재명 후보를 돕고 있다”고 답했다. 추 전 장관이 “부산에서 시민들에게 재·보선 패배에 대해 당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책임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며 “개혁의 문 앞에서 저에 대한 해임 건의를 했다”고 공격하자, 이 전 대표는 “무슨 사과를 해야 하나. 추-윤 갈등이 불거진 데 대해서는 추 장관이 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대꾸했다.

윤승민·탁지영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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