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프로야구 SK와 KT의 경기. 1회말 무사 주자 3루에서 KT 강백호의 희생플라이 때 득점한 문상철(오른쪽)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회를 주겠다”던 감독에게 KT 문상철이 천금같은 결승타로 보답했다.

KT는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전에서 1-1로 맞선 7회말 2사 2루에서 나온 문상철의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문상철은 최근 5경기에서 11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이날 2번·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박승욱, 오태곤보다 수비는 떨어지지만 일발 장타로 신인 때부터 기대를 받아온 문상철에게 이강철 KT 감독도 기대하는 바가 있었다. 경기 전 이 감독은 “내야에도 장타를 쳐줄 선수가 필요하다. 문상철에게 시즌 마지막까지 기회를 줄텐데, 장타력을 살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팀 선발인 라울 알칸타라(KT)와 임기영(KIA)이 나란히 6이닝 1실점으로 물러난 채 진행된 투수전의 균형을 문상철이 깼다. 문상철은 앞선 세 타석에서 파울 뜬공-삼진-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두번째, 세번째 타석은 모두 주자를 득점권(2루)에 둔 상황에서 범타로 물러나 아쉬움이 컸던 터였다.

7회말 네번째 타석, 다시 주자를 2루에 둔 상황에서 문상철이 타석에 섰다. KIA 사이드암 박준표에게 초구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내준 뒤, 2구째 투심패스트볼을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만들어냈다. 경기 후 문상철은 “상대 투심이 워낙 좋았다. 2구째가 가운데로 들어온다고 생각하고 멀리보내겠다는 마음으로 휘둘렀다”며 “홈플레이트에서 공이 휘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KT는 7회 주권, 8회 김재윤, 9회 마무리 이대은을 차례로 올려 문상철이 어렵게 만들어낸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KT는 이날 패하고 NC가 승리하면 5강 진출이 무산되는 위기에 몰렸으나, 문상철의 활약으로 신승을 따내며 희망을 이어갔다. 5강 진출에 대한 희망, 문상철이 향후 타격감을 끌어올려 대형 내야 거포로 자라주리란 희망이 모두 살아났다.

수원|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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